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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내달 6% 저축보험 나온다…생보사, 유동성 경색 우려 확산

금리인상 자제 당국 주문에도 업계 "해지고객 방어 불가피" 토로
지급보험료 느는데 조달수단 제한…11월 들어 보유채권 3.6조 매각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2022-11-29 05:35 송고 | 2022-11-29 09:40 최종수정

 사진은 이날 경기도 수원시의 한 공사현장 외벽에 붙은 은행 예탁금 금리 안내 현수막. 2022.10.1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사진은 이날 경기도 수원시의 한 공사현장 외벽에 붙은 은행 예탁금 금리 안내 현수막. 2022.10.1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KDB생명이 12월에 연 6% 저축성보험 출시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출시가 확정되면 지난달 11년 만에 연 5%를 넘어선 상품이 나온데 이어 43일 만에 연 6%대로 진입하는 첫 사례가 된다.
최근 보험사들은 지나친 금리경쟁을 지양하라는 금융당국 행정지도에 연 6%에 근접한 상품은 내도 그 이상 금리에 상품을 출시하는 것을 망설여왔다. 하지만 저축성보험 해지 증가로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최초 연 6% 진입이라는 마케팅적 측면을 포기하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오는 12월5일부터 연 6%의 5년 확정 저축보험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판매 한도는 3500억원이다. KDB생명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신규 고객을 비롯해 영업 활성화, 시장 경쟁력 확보 등을 목적으로 판매를 추진하려는 것"이라면서 "은행과의 협의에 따라 최종 금리, 판매 계획 등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축성보험은 보장성보험에 비해 보험료 부담은 크지만, 만기 시 낸 보험료보다 돌려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더 많은 상품을 말한다. 금리 인상기 고객들이 저축성보험을 해지하고 은행 예·적금으로 자금을 옮기려는 분위기가 커지면서 올해 하반기 들어 저축은행들은 경쟁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다만 연 6% 진입은 당국 눈치에 머뭇댔다. 실제 현재 최고 금리는 푸본현대생명이 판매 중인 무배당 'MAX저축보험스페셜'로 금리는 연 5.90%다. 다음 달부터 동양생명이 '엔젤더확실한저축보험'을 연 5.95%로 판매할 예정이며, 흥국생명도 '다사랑저축보험'을 연 5.90%로 판매할 계획이다.
생보사들이 6% 금리를 주저한 것은 당국이 이례적으로 전 금융권에 당분간 지나친 금리경쟁을 말아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자금 변동성이 큰 연말에 수신상품 금리 인상으로 과당경쟁에 나설 경우 앞서 레고랜드, 흥국생명 사태처럼 시장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당국은 봤다.


특히 금감원은 지난 18일 각 생명보험사에 보낸 유의 사항을 통해 고금리 저축보험 상품에 대한 과당경쟁 자제를 구체적으로 요청했다.


하지만 업권 안팎에는 저축성보험 금리 연 6%대 진입은 시간문제라는 게 중론이었다. 지난 24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은행, 저축은행 등도 예·적금 금리를 올리게 돼 금리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생보사들은 지난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정부가 저축성보험 비과세 한도를 축소하겠다고 예고함에 따라 '절판 마케팅'까지 펼쳐가며 저축성보험을 대거 팔았다. 올해 이 물량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보험금을 타가려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는데, 보험금을 내줄 돈을 마련하기 위한 유동성 자산 수요가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빅3 생보사'(삼성·한화·교보)가 연말까지 충당해야 할 자금만 6조4000억원 수준이다. 중소형사들은 상대적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기에 금리 마케팅을 제외하면 재유치가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시장 안정을 위해 채권 매각을 자제해 달라는 당국 주문과 관련 유동성 규제 완화책에도 되레 판매를 늘려 현금 마련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은 이달 들어(1~28일) 장외시장에서 3조6579억원가량을 순매도했다. 역대급이었던 지난달(2조2319억원)의 1.6배에 달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적으로 저축성 보험 금리를 올리다 보니 보험사의 자금운영수익률 4%를 넘어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면서도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fells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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