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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기습인상]③ 불친절한 애플…소비자 가격 부담 커진다

설명 없는 인상에 카카오톡 이모티콘 등 가격 인상
'일방적' 소통에 업계도 '부글부글'…정치권 나설까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2022-10-04 05:00 송고 | 2022-10-04 11:13 최종수정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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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기습적으로 인앱결제 가격 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게임, 콘텐츠 업계에서는 인상폭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상품가격을 조정하는 등의 대응책 마련에 나섰으나 '불친절한' 애플의 기습 통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애플이 플랫폼 사업자의 지위를 이용해 소비자들은 물론이고 생태계를 꾸려온 파트너들과 어떠한 논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애플의 '일방적 통보'…가격 인상 현실화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현지 시각으로 지난달 19일 한국을 포함한 일본·베트남·스웨덴·폴란드·이집트 등의 국가에서 앱 스토어 내 결제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인상 가격은 오는 5일부터 적용되며, 결제 가격 0.99달러(1티어)당 1200원씩 받던 인앱결제 가격이 1500원으로 25%가량 인상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일부 게임과 콘텐츠 가격은 인상을 앞두고 있다. 애플의 가격 인상에 따른 구글플레이와의 가격 격차를 고려해 콘텐츠 가격을 올리는 사례도 있다.

이러다보니 구글의 인앱결제 수수료 인상으로 한차례 가격 인상을 겪었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격 인상에 따른 불만도 나온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의 경우 아이폰 사용자가 앱 내 결제를 통해 이모티콘을 구매할 경우 기존 2500원에서 3000원으로 인상된다. 이는 이모티콘 결제시 필요한 디지털 재화인 '초코'의 가격이 기존 100개 기준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오르면서 200초코가 필요한 이모티콘 가격도 3000원으로 상향됐기 때문이다.

일부 게임에서도 가격 인상이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크래프톤이 서비스하는 '뉴스테이트 모바일'(뉴스테이트)은 티어 변경 없이 상승한 가격을 그대로 적용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뉴스테이트의 인앱결제 가격은 △1200원→1500원 △5900원→7500원 △1만5000원→1만9000원 △3만9000원→4만8000원 △6만5000원→7만9000원 △11만9000원→14만9000원 등 큰 폭으로 늘 전망이다.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 간 가격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가격 인상 사례도 있다.

넷마블은 '리니지2 레볼루션'의 경우,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각각 다른 가격으로 제공되고 있던 일부 같은 상품을 인상된 가격으로 통일한다고 밝혔다. 이용자 형평성을 고려해 앱 마켓 간 가격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 조치로 풀이되지만 구글플레이 이용자들은 △5500원→6000원 △1만1000원→1만2000원 △7만7000원→7만9000원 등 소폭 인상된 가격표를 받게 됐다.

웹툰 결제의 경우 개당 가격은 기존 수준을 유지하지만, 애플의 '티어'에 따른 '묶음' 기준 변경으로 최소 구매 단위가 커져 사실상의 '인상 효과'로 인식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국내 애플스토어 3호점 '애플 명동'이 9일 문을 열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애플 명동'에서 시민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애플 명동'은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로 조성됐으며, 한국 애플스토어 중 처음으로 2층으로 만들어졌다. 2022.4.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국내 애플스토어 3호점 '애플 명동'이 9일 문을 열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애플 명동'에서 시민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애플 명동'은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로 조성됐으며, 한국 애플스토어 중 처음으로 2층으로 만들어졌다. 2022.4.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불친절한' 애플의 플랫폼 갑질…정치권도 칼 빼드나

업계에서는 애플의 일방적인 소통 방식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불만을 토로한다. 가격 인상 적용 2주 전 가격 정책이 통보되면서 사업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안에 대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책을 변경하기 전에 함께 생태계를 만들어온 파트너사들의 입장을 청취하는 등의 사전 교감이 없었다"며 "갑작스럽게 통보를 받아 부랴부랴 대응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인상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한 점도 아쉽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가격 인상 배경에 대해 달러 강세에 따른 결정으로 진단하지만, 애플은 이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없었다.

한 소비자는 "이번 인상으로 큰 상승률을 체감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나중에 달러가 안정화된다 하더라도 가격을 다시 낮춰주겠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애플의 기습적인 정책 변경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애플은 지난 2018년 '티어'를 기준으로 한 결제 정책을 도입하면서 원화 결제가 가능하다고 발표했는데, 신규 정책 적용 약 한달 전 관련 사실을 공지했다. 더군다나, 결제 정책 변경 안내를 하면서 실제 정확한 변경일자도 공개하지 않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인상 이유에 대한 설명 없이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당장 애플이 통보한 시한부터 가격 인상이 적용되지 않으면 소비자들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개발 리소스를 총 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애플의 '기습 인상'에 대해 정치권도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은 앱 마켓 사용자가 이용자나 콘텐츠 제공 사업자에게 특정 앱 마켓을 정당한 사유 없이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제출을 검토 중이다. 여기에 애플뿐 아니라 구글 등 '빅테크'가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개정안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앱 마켓, 결제방식, 모바일 콘텐츠 등 보안성을 평가해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모바일 콘텐츠 이용 경로, 방식 등을 폭넓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담겼다.

김영식 의원실 관계자는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플랫폼 업체들의 지위를 낮추기 위한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다"며 "현재 검토중인 법안 역시 플랫폼 기업의 지배력을 낮추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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