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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공매도 집중 증권사 실태점검…이상 외환거래 검사 확대"(종합2보)

필요하다면 검찰에 '패스트트랙' 수사 의뢰…9월중엔 집중 점검 돌입
우리銀 횡령사고 관련 "CEO에게 책임 묻는 것은 신중한 접근 필요"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국종환 기자, 서상혁 기자, 황두현 기자 | 2022-08-16 19:19 송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News1 유승관 기자

검찰 내에서도 '칼잡이'로 이름 높았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공매도'에 대해 검을 빼 들었다. 공매도가 많은 기관이나 증권사에 대해 실태점검에 돌입하겠다는 것이다. 불법공매도 의심 사례에 대해선 검찰과 협의해 '패스트트랙'으로 신속수사까지 불사해 일벌백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은행권의 이상 외환거래 사태에 대해선 처음 문제가 불거진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시중은행으로도 검사를 확대할 것임을 예고했다. 다만 우리은행의 700억원대 횡령사건에 대해선 CEO에게 직접 책임을 묻는 것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공매도 많이 친 기관·증권사 '실태점검' 나서…불법 '일벌백계'

16일 이복현 원장은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를 통해 공매도 실태점검 계획을 밝혔다. 최근 하락장에서 특히 공매도를 많이 친 기관이나 증권사에 대해서는 실태점검을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공매도가 증시하락을 유도하고 있다는 투자자들의 불만이 매우 높은 만큼, 공매도 과정에서 불법적 요소나 불공정 사례가 있는지 점검하겠다는 의도다.

이 원장은 "증시 하락 국면에 공매도가 집중됐던 기관이나 증권사 실태 점검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현재 준비중이며 필요하다면 점검이 아닌 '검사'까지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비단 제재와 같은 행정조치뿐만 아니라 제도 개선 방안도 살피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불법공매도' 사건에 대해서는 엄정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한국거래소로부터 불법 공매도 사건 수십건을 이첩받아 조사에 돌입한 상태다. 불법 공매도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과 불만이 매우 큰 만큼 이 원장은 이들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처분을 내리겠다는 의지를 보였는데 일종의 '일벌백계' 하겠다는 각오로도 읽힌다.

이 원장은 "불법공매도와 같은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엄단할 것"이라면서 "금감원 내 인사 문제가 마무리되는 9월쯤이면 좀 더 집중적으로 (불법공매도) 조사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필요하다면 지난 공매도 제도개선 방안에서 발표한 '패스트트랙'을 활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 이 원장의 설명이다. 패스트트랙은 한국거래소-금융감독원-증권선물위원회-금융위원회의 여러 단계를 거쳐 사건을 조사, 심의하는 것이 아니라 의심 사안에 대해 바로 검찰로 이첩해 신속하게 수사에 돌입하는 제도다.

◇"자산운용 업계 검사 없어…내부통제 실패, 회계법인 어부지리 안돼"

다만 이 원장은 검사처럼 수사의 칼날을 마구 휘두른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말했다.

금감원이 이른바 '존리·강방천 의혹'과 관련해 자산운용사 업권 전체 점검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에는 '표현이 다소 거칠었다'며 한발 물러섰다.

앞서 '동학개미 스승'이라고도 불렸던 존리 전 메리츠자산운용대표와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등을 둘러싸고 불법 투자 의혹이 불거지면서 두 대표가 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원장은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매지 말라는 옛 속담이 있다"며 "자산운용사 경영진은 스스로 과거보다 훨씬 높은 도덕적 잣대를 가져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적이 있다.

이에 업권에서는 금감원이 자산운용업계 전반에 대한 조사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 있었지만 이 원장은 이에 대해 "아직 '여의도 화법'에 익숙지 않아 표현이 거칠었다"면서 "내부 임원회의에서 주의를 환기하고자 한 얘기였을 뿐, 자산운용 업권 전반에 대한 조사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 원장은 검찰, 금융위원회 등과 협조가 필수적인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개선에 대해 기관 간 역할 배분 등 제도 개선 보다는 본연의 취지인 범죄 척결이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최근 쌍용차 인수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락한 에디슨모터스의 불공정거래 혐의를 포착하고 검찰에 패스트트랙(신속수사전환)으로 사건을 이첩했다.

공인회계사 출신인 이 원장은 최근 금융권에서 불거진 내부통제 이슈에 대해 회계법인의 권한을 강화하는 식의 대처는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 금융기관 대상 회계 감사의 현실 상 한계가 있다는 점도 짚었다.

이 원장은 "우리(금감원)이 운영하고 있는 회계감사 제도, 지정감사인 제도의 적절한 관리, 회계품질의 유지 등은 저희가 잘해야 한다"면서도 "금융기관 대상 회계법인 감사는 일정 기준을 정해서 최소한을 통과할 정도 아니면 적정 의견을 안 주는 거기에 최소한의 품질 관리 이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우리은행 횡령 사태 제재 "서둘러 결론 내는 게 바람직한지 의문"

이 원장은 각종 금융사고와 관련해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제재를 하는 것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CEO에 내부통제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 중징계를 내렸던 과거 제재 기조에 비하면 한발 물러선 것이다.

이 원장은 우리은행 700억원대 횡령 사태에 관한 CEO 제재 가능성을 묻자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CEO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보진 않는다"면서도 "다만 충분한 전례가 쌓인 것도 아니며 모든 책임을 묻다보면, 너무 소극적으로 금융회사를 운영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답했다.

그는 특히 "상식적으로 수긍 가능한 내용과 범위가 아니라면, 금융회사 최고 책임자에게 바로 책임을 묻는 것에 대해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대원칙은 있다"고 말했다.

이는 CEO에게 강도 높은 제재를 내려왔던 과거 금감원의 제재 기조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금감원은 그간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등 각종 금융사태를 일으킨 금융회사의 CEO에게 중징계를 내린바 있다. 그러나 최근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 준수 의무 위반을 이유로 CEO에게 직접적인 책임을 물을 수 없음에도 중징계를 결정한 금융감독원의 조치가 잘못됐다며 소송을 제기해 승소하기도 했다. 이 원장의 발언은 이같은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제기한 중징계 취소 소송에 대해 금감원이 최근 상고를 결정한 만큼, 우리은행 횡령 사태와 관련한 제재도 상당 시간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감원은 내부통제 시스템을 보다 일관성있게 감독하기 위해 대법원 판결을 통해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와 관련한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원장은 "DLF 항소심 선고 때도 고민이 많았지만, 어떤 형태로든 간에 (내부통제와 관련한) 기준이 잡혀가는 상황"이라며 "서둘러서 당장을 결론을 내는 게 바람직한지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은행권 '이상 외환거래' 사건 관련해선 추가 검사 방침 밝혀

은행권의 이상 외환거래 사태에 대해선 처음 문제가 불거진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뿐만 아니라 다른 시중은행까지도 검사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은행권이 금감원에 제출안 '외화 이상거래 자체점검 결과'에 따르면 당초 금감원이 추정한 이상 외화거래 규모(7조원)를 훌쩍 넘어선 8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원장은 "우리은행과 신한은행과 비슷한 규모나 비슷한 유형이 있다면 검사를 나가야 할 것"이라며 "단순히 자금 흐름을 보는 게 아니라, 지점 서류라던가 은행과 업체의 유착이 있었는지, 눈에 띄는 거래가 있었는데 본점에선 왜 파악하지 못했는지 등을 검사를 통해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제재와 관련해선 "'은행에서 수조원을 아무 근거 없이 내보내도 되는 것이냐' 등의 극단적인 시각도 있지만, 그렇게까진 생각을 하지 않는다"며 "제재와 관련해선 아직 모양이 전혀 잡혀있지 않고, 내부통제 등 제도개선과 관련된 부분이 있다면 같이 고민을 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현재 금융권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건전성과 유동성 관리를 통한 시장 안정'을 꼽았다. 이 원장은 "(취임 당시인)6월에는 (금융시장이) 어떤 양상으로 어떤 범위 내에서 어떤 합리성을 가지고 진행될지 전혀 몰랐기 때문에 불안정했다면 지금은 벌어지고 있는 악재의 태양이 뭔지에 대해서 이해도가 좀 높아졌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관리 필요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연말까지는 건전성이라든가 시장 불안을 해소하는 게 첫 번째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취임 후 변화를 이끈 부분에 대해선 "의사소통 방식이라든가 감독원 내부의 진행 상황을 외부에 알리는 것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피드백을 받고 저희가 반영하는 것들을 최대한 잘하려고 했다"며 "그 부분을 적어도 최근 두 달 동안에는 제일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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