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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친윤에 전면전 선포 '끝까지 간다'…당 혼돈 지속될 듯

"호가호위 윤핵관", "국민의힘 불태워버려야"
친이준석계 주류세력 갈등 불가피…가처분 결과 주목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022-08-13 18:54 송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 대표는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이후 36일만인 이날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2022.8.13/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 대표는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이후 36일만인 이날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2022.8.13/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권성동 원내대표와 이철규·장제원 의원 등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호가호위하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 끝까지 싸우겠다"고 결사 항전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이날 윤 대통령을 향해서도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따라 이 대표를 옹호하는 인사들과 당내 주류 세력 사이에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다음 주 '주호영 비상대책위원회'가 정식 출범하고 법원에서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 대표의 입지가 점차 좁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 26분, 질의응답 36분 등 총 한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격앙된 표정으로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국민의 힘을 넘어서 이제 조직에 충성하는 국민의힘도 불태워버려야 한다"거나 "이 당은 죽어가고 있는 것이고, 죽은 당에 총선에서 표를 줄 국민은 없다"고 날선 발언을 이어갔다. 

또 그는 권성동 원내대표·장제원 이철규 의원을 윤핵관으로, 김정재 박수영 의원을 '윤핵관 호소인'으로 열거하면서 "윤석열 정부가 총선에 승리하는 데에 일조하기 위해 모두 서울 강북 또는 수도권 열세 지역 출마를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그 용기를 내지 못하면 여러분은 그저 호가호위하는 윤핵관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 대통령을 향해서도 "한쪽으로는 저에 대해서 이 XX 저 XX 하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당대표로서 열심히 뛰어야 했던 제 쓰린 마음이 그들이 입으로 말하는 선당후사보다 훨씬 아린 선당후사였다"고 했다. 

이어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이 대표는 '윤 대통령과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만날 이유도 없고 (오해를) 풀 것도 없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이 당을 불태워버려야 된다고까지 이야기를 했는데 이 정도면 이 대표가 당을 손절했다고 봐야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흘러나온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큰 방향성에 대해서는 우리 보수가 나아가야 될 방향에 대해 의미있는 이야기를 했다"면서도 "우리 당이 처해있는 상황에서는 그걸 받아들일 수 없다. 결국 정통 보수층 입장에서는 이준석이란 사람이 죽어줘야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대표 기자회견을 계기로 당 내홍이 한층 더 깊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실제 이날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윤핵관과 윤핵관 호소인은 수도권 열세지역에 출마 선언하라"고 요구한 데 대해 "이 대표가 지구를 떠난다면 전라도여도 출마하겠다"고 비꼬았다. 

당이 극심한 분열 양상으로 빠져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앞서 이 대표가 "신당 창당은 안 한다"고 선을 그었으나, 이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이 보수신당을 창당할 가능성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가 전면전에 나선 상황이라 이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이 당내 주류 세력과 융화하기 어려울 것이란 취지다. 

이와 별개로 이 대표는 향후에도 당내에서 역할을 이어가겠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우리 당의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국민들과 당원들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책임있는 사람으로 진심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했다. 또 "온라인상 당원 소통공간을 제가 직접 키보드를 잡고 프로그래머로 뛰어서 만들어내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이 대표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다음 주 비대위가 정식으로 출범하고 가처분이 인용되지 않으면 이 대표의 운신의 폭이 상당히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 관계자는 "당내에서는 가처분 신청 인용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많다"며 "이 대표가 윤 대통령하고도 척을 지는 모양새라 좀더 어려운 국면으로 궁지에 몰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법원의 가처분 신청 심리일인 17일 전에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이 이 대표를 만나 설득할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주 위원장은 가능한 한 17일 이 대표를 직접 만나 가처분 신청 취하를 설득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이 사태에 있어 주 위원장은 어떤 책임도 없다"며 "주 위원장이 갖고 계실 곤란한 상황에 대해 등 떠밀 듯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주 위원장을 만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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