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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최동 여동생 "김순호 사퇴하고 오빠 무덤 앞에 사죄해라"

김순호 사퇴 및 경찰국 해체, 피해자 사과 및 구제조치 요구
"역사에 단죄해야…옛 동지 가슴에 대못박지 말고 사퇴해라"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2022-08-12 12:57 송고 | 2022-08-12 14:29 최종수정
성균관대민주총동문회 등 단체들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경찰국) 앞에서 김순호 경찰국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 News1 조현기 기자
성균관대민주총동문회 등 단체들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경찰국) 앞에서 김순호 경찰국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 News1 조현기 기자

"오빠 무덤 앞에서 무릎 꿇고 사죄하기를 간절히 요청한다."

김순호 경찰국 초대 국장(치안감)의 대학 선배이자 인천·부천노회민주노동자회(인노회)에서 노동운동을 함께 한 고(故) 최동씨의 여동생 최순희씨가 12일 경찰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외치며 울음을 터트렸다.

성균관대민주동문회 등 6개 단체는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순호 경찰국장 사퇴 △피해자들에게 즉각 사죄 △경찰국 즉각 해체 △공작사건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구제조치 등 4가지 사항을 김 국장과 정부에 요구했다.

특히 고인의 유족이 이날 집회 현장에 합류해 김 국장의 사퇴와 사과를 요구했다.

김 국장의 1년 선배이자 절친한 관계였던 최동씨는 1989년 인노회 사건 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이듬해 그는 고문에 의한 후유증으로 괴로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씨는 이날 "김순호는 최동 오빠가 아끼는 후배였다"며 "김순호가 10여년을 함께했던 오빠 이름을 거론하며 비겁하게 숨는지, 자신의 과오를 합리화하는지 묻고 싶다"고 울먹였다.

이어 "김순호 뒤를 봐준 홍승상은 동대문경찰서에서 근무할 때부터 오빠를 감찰했던 사람"이라며 "1989년 4월 (오빠가) 홍제동 치안본부에 불법 연행된 지 며칠 만에 면회를 했고 거기에 홍승상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최씨는 "어머니께서는 너무 놀라고 기가 막힌다고 하셨다"며 "김순호는 사죄하길 간절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또 "억울하게 돌아가신 오빠, 오빠의 49제 지내고 바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기억해달라"며 "오빠가 돌아가신 후 지금까지 신경안정제로 살아가며 오열하는 어머니를 떠올려 보길 바란다"고 외쳤다.

최동 인물 정보(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1
최동 인물 정보(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1

단체들은 한목소리로 김순호 경찰국장이 사퇴하고 경찰국을 해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김순호 경찰국장 퇴출을 위한 1인 시위, 경찰국 해체와 이상민장관 해임을 위한 전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장현일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의장은 "민주화운동이 힘들어 떠나간 동료도 많이 있지만, 김순호처럼 함께 일했던 민주화운동 동지를 배반한 사람은  상상하기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조정주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진실규명추진위원회 사무처장은 "오랫동안 경찰에서 정보 전문가로 활동했으니 (최근 논란에 대해) 어떻게 해명해야 할 지 알 것"이라며 "말이 아니라 증거를 보이고, 옛 동지 가슴에 대못 박지 말고 사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기홍 성균관대민주동문회 회장은 "경찰국 신설은 헌법 위반하고 정부조직법 위반한 것"이라며 "31년 전 군사독재의 악령이 되살아났고, 그 경찰국의 중심에 김순호가 있다"고 꼬집었다.

김 국장의 모교인 성균관대 1학년에 재학 중인 노규원씨는 "(김순호씨가) 성대 학생이라는 것이 수치스럽다. 학교 이름을 더럽히지 말고 피해자 앞에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성균관대민주동문회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사건관련자모임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진실규명추진위원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서울지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민주사회를 염원하는 성균관대 재학생 일동이 참석했다.
 



cho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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