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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빚 쌓이는데 교육재정은 흥청망청…'교육교부금' 개편 시동

올 하반기부터 지방교부금 개선 방안 본격 착수
교부금 축소보다 대학교육 등에 교부 확대 검토

(세종=뉴스1) 한종수 기자 | 2022-05-23 05:10 송고 | 2022-05-23 18:27 최종수정
서울 광진구의 한 초등학교 교실 모습. 2022.5.2/뉴스1DB
 
정부가 초·중등교육에 투자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을 개편하는 작업에 착수한다. 학령인구는 계속 줄고 있는데 교부금이 매년 늘고 있는 기형적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다. 

개편 방향은 교육교부금 자체를 축소하기보단 유·초·중등교육에만 투자하도록 한 규정을 바꿔 대학이나 직업교육, 평생교육에도 쓸 수 있도록 유연성을 확보하는 쪽으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기획재정부와 교육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교육교부금 제도 개편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기로 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교육교부금 운용 방식을 효율화하자는 취지로 제도 전반에 걸쳐 개편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말 내놓은 '2022년 경제정책방향'에서 학령인구 감소와 교부금 증가 추세, 적정 교부금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교부금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작성한 국정과제 이행계획서를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 '중앙·지방재정조정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연차별 주요 이행 목표를 제시했다.

교육교부금은 유·초·중등교육에 필요한 재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정부가 걷는 내국세의 20.79%를 떼서 마련하며, 시도교육청 재정의 약 70%를 차지하는 주요 재원이다.

한 중학교 교실에서 학생들이 태블릿 PC를 통해 교육에 참여하는 모습.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뉴스1DB

최근 교육교부금 논란이 커진 것은 정해진 액수가 아닌 비율로 떼주는 방식 탓이다. 저출산 영향에 학령인구는 계속 감소하는데 내국세의 20.79%를 자동으로 배정하다 보니 경제 규모가 커지고 세수입이 늘수록 교부금 역시 증가한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올해 교육교부금은 지난해보다 35% 늘어난 81조2976억원이다. 본예산 기준 65조595억원에서 작년 남은 예산 5조2526억원과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에서 11조원가량 더해지면서 역대 최대액으로 늘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0년 1000만원 수준이던 학생 1인당 평균 교육교부금이 2060년에는 5440만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교육교부금이 2020년 54조4000억원에서 2060년 164조5000억원으로 급증하는 데 반해 학령인구는 같은 기간 546만명에서 302만명으로 44.7%나 감소하기 때문이다.

교육교부금이 이처럼 심하게 증가하다 보니 시·도교육청의 씀씀이도 커졌다. 인천교육청은 올해 300억원을 들여 중학교 신입생 2만6000여명에게 노트북을 줬고, 서울교육청도 600억원씩 들여 중학교 신입생들에게 태블릿 PC 1대씩을 지급했다.

일선 학교에선 멀쩡한 업무용 PC가 있는데도 교사들에게 신형 고사양 노트북을 지급하는 사례도 나왔다. 심지어 인천·경북·울산 등 일부 교육청은 코로나 지원을 명분으로 학생들에게 10만~30만원씩 현금을 뿌린 곳도 등장했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상공인 지원 등을 위해 총 7차례 추경을 진행하는 동안 적자국채를 해마다 100조원 넘게 찍은 탓에 나랏빚이 1000조원에 육박했는데 다른 한쪽에선 넘치는 예산을 소진하느라 흥청망청 물 쓰듯 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추경호 국무총리 직무대행(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7회 국회 임시회 제1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5.1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이에 기재부는 내국세의 20.79%로 설정된 교육교부금 배정 비율을 없애고 줄어드는 학령인구를 따져 산정하는 쪽으로 제도 손질을 원하고 있다. 현행 방식으론 교육 외 다른 분야에 투자하는데 부담이 클 수밖에 없어서다. 

하지만 교육당국은 교육교부금 자체를 줄이는 제도 개편이 교육의 질만 떨어뜨릴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아직 공공 영역으로 완전히 편입되지 않은 영유아기 교육 공공성을 강화하려면 안정적인 교부금이 필요하다는 이유도 한몫한다.

기재부도 교육계의 반발 등을 감안해 대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현재로선 초·중등교육 투자에 제한된 교육교부금을 대학이나 직업교육, 평생교육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바꾸자는 교육계의 의견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고등(대학)교육 등에도 교육교부금을 쓸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공감한다"며 검토 견해를 확인했다.

추 부총리는 "OECD 국가와 비교해도 우리나라는 초·중등 교육에 평균보다 많은 재정지원이 이뤄지고 고등(대학)교육은 미흡하다"며 "한정된 재원을 어느 쪽으로 어떻게 투입해 우선순위를 조정할지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jep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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