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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딸기 세대' 대만군 논란…우리 군은 문제 없을까?

우리 군도 경계실패·성비위 사건·방역실패 등 기강해이
MZ세대 맞춰 장교·사병 구분없애고…정치권 '모병제' 검토

(서울=뉴스1) 박재우 기자 | 2021-10-28 11:48 송고 | 2021-10-28 11:51 최종수정
11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에 참가한 군인들이 테러가 발생한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8.5.11/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11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에 참가한 군인들이 테러가 발생한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8.5.11/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 속 대만 군의 실태를 조명하는 기사를 냈다. 이에 따르면 대만 군인들이 스스로를 '딸기 병사'로 부르면서 안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면서 우리 군의 대비태세에도 문제가 없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 군도 각종 사건·사고에 '기강해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훈련 부족을 겪고 있다.

26일(현지시간) WSJ는 '대만군은 중국과의 전쟁에 준비돼 있는가? 그렇게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만 군인들이 스스로를 '딸기 병사'로 부른다고 했다. 경제적 윤택함과 부모의 과잉보호 속에 작은 불편과 위기에도 쉽게 상처받는 젊은 세대를 뜻하는 대만의 '딸기 세대'에서 나온 용어다.

대만 장병들은 "미국 등 국제사회가 지켜보는데 중국이 설마 쳐들어오겠느냐" "전쟁 나면 미국이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군 복무와 훈련에 소홀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들은 훈련 중 전쟁영화를 보거나 군에서 독서, 그리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등 이들의 군기 부실은 심각한 상황이다.

이는 아프가니스탄이 탈레반에 수복되기 전 아프간 정부군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아프간 정부군은 그간 미국이 지원해 온 무기들을 팔아 탈레반에게 넘겼고 미군 철수를 앞두고 탈레반이 점령해오자 도망가거나 항복하는 등 무기력하게 투항했다.

해외파병 임무 수행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 발병한 청해부대 제34진 장병들을 태운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가 2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서울공항에 착륙해 장병들이 수송기에서 내리고 있다.(국방일보 제공) 2021.7.20/뉴스1
해외파병 임무 수행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 발병한 청해부대 제34진 장병들을 태운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가 2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서울공항에 착륙해 장병들이 수송기에서 내리고 있다.(국방일보 제공) 2021.7.20/뉴스1

우리 군은 어떨까? 북한이 올해에만 최소 8차례에 걸쳐 미사일 등 발사체를 쏘는 등 계속해서 도발을 감행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기강해이 논란은 계속해서 나온다.

지난 6월 공군에서 성추행 사건이 발생해 군내 성비위 사건이 수면 밖으로 드러났고, 청해부대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로 방역 취약성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이 사건과 관련된 군내 책임자들의 처벌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앞서 올해 2월에는 우리 군의 느슨한 경계근무로 이른바 '헤엄귀순' 사건이 발생했다. 북한 주민이 바다를 헤엄쳐 귀순하는 사이 감시 장비에 8번 포착되고, 그 가운데 2번은 경고 신호가 떴는데도 경계 장병들은 이를 무시했던 것이다.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그동안 훈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군 부대가 집단감염에 취약하다는 이유로 대규모 훈련은 자제되는 분위기였다. 더욱이 코로나19와 남북관계 등을 이유로 한미연합훈련도 역대 최대로 축소된 바 있어 한미 대비태세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런 가운데 우리 군은 MZ세대 특성에 맞춰 사병 복지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군화와 두발에서 장교와 사병간 구분을 없애기로 했다. 육군은 장군을 포함한 모든 인원이 동일하게 신발 끈과 지퍼를 모두 사용하는 신속 착용 패드를 부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군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지퍼식 전투화도 사라지게 된 것이다. 군 당국이 현재 간부와 병사 간에 서로 다른 두발 규정을 하나로 통일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인구 구조상 병역 자원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모병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현실적인 방안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고 이에 대한 대책도 미비한 상황이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 21일 국회 국방위원회가 개최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모병제 가능성에 대해 "현 복지상태로는 모병제는 좀 어렵다고 본다"며 "모병제의 기반은 군이 매력적인 군대고, 거기에 맞는 보상이 있어야지만 모집이 되지 않겠나. 그래서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모병제는 군대를 선택해서 간다는 뜻으로도 읽혀 국민의 안보의식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jaewo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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