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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최재형 "尹 훌륭한 분이지만…저는 '분열'에서 자유로워"

"부동산, 文정부 반대로만 하면 된다"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김유승 기자 | 2021-08-04 17:11 송고 | 2021-08-04 18:25 최종수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미라클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2021.8.4/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미라클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2021.8.4/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차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 6월28일 감사원장직을 벗어던진 지 37일 만이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오후 1시30분 이날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으로 출마선언을 한 뒤 약 55분동안 기자들과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 전 원장은 부동산 문제에 대해 "이 정부가 한 것과 반대로만 하면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말하는 한편,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 연합훈련을 비난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 안보의 가장 큰 위협인 북한에 따라 안보를 좌우한다는 것은 도저히 국민이 용납하거나 안심할 수 없는 처사"라고 날을 세웠다.

최 전 원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정말 훌륭한 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자신의 강점으로 정치적 부채가 없고 평생 법관과 감사원장으로 재직하면서 국정 전반을 살펴왔다는 점을 내세웠다.

최 전 원장은 반도체 산업이나 젠더이슈, 기업규제 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 정치에 입문한 지 얼마되지 않아서 충분히 준비된 답변이 없다.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미라클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선언에 앞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2021.8.4/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미라클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선언에 앞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2021.8.4/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다음은 최 전 원장과 취재진의 일문일답.

-출마선언에서 젊은이들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인 정책 구상이 있나.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선 정부가 나서기보다는 기업이 돈 잘 버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기업이 돈 잘 벌면 자연스럽게 일자리가 늘어난다. 청년들이 바라는 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회라도 달라는 것이다. 지금 정부 행태처럼 특권 누리는 사람들이 아닌, 공정한 룰을 지키는 사람들이 이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

-부동산 문제에 대한 구체적 대안은.
▶부동산 정책은 우리 국민이 가장 고통받는 정책이다. 문재인 정부가 내 집 마련의 꿈, 좀 더 좋은 집에 살고자 하는 꿈을 무시하고 이념적으로 정책을 밀어붙인 게 지금과 같은 부동산 지옥을 만들어냈다. 이 정부가 한 것과 반대로만 하면 부동산 문제 풀 수 있다. 관 주도보다는 민간 주도로 충분한 양을 공급하고, 양도세를 완화해 다주택자들도 매물 내놓을 수 있게 해야 한다. 1가구 1주택자에게는 과감하게 보유세·양도세를 완화해야 한다. 등록 임대사업자들에 대한 규제도 완화해서 충분한 임대 물량이 공급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윤석열 전 총장이 아닌 자신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윤석열 후보는 작년부터 정권 탄압에 외롭게 맞서고 보수 야권의 결집을 이뤄낸 정말 훌륭한 분이다. 다만 지금 우리나라는 거의 내전적 분열상태, 정치적 분열상태에 있다. 또 이 분열상태에 관련된 여러분들이 아직도 정치권에 많이 남아있다. 저는 분열상태를 야기한 여러 과거의 일로부터 자유롭다. 정치적 부채가 없다. 국민이 통합을 이뤄서 이 나라를 다시 세울 수 있는 강점 있는 후보라고 생각한다.

또 평생 법관과 감사원장으로 살면서 법과 원칙을 지켜왔다. 다른 어떤 사람보다 법치 회복과 국정의 여러 문제를 잘 해결할 적임자다. 마지막으로 우리 국민은 국민의 아픔에 공감할 지도자, 국민이 믿고 따를 수 있는 바른 지도자를 원한다. 제가 살아온 삶이 그 요구와 희망을 채워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윤석열 후보와 또 다른 면을 가지고 함께 경쟁하고 정권교체라는 공동의 목표를 이뤄나가겠다.

-얼마 전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발언으로 한미연합훈련이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우리가 우리의 안보를 위해서 하는 한미연합훈련이 왜 김여정 부부장 발언에 의해 연기, 중단돼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안보의 주체는 우리다. 대한민국은 대한민국 국민의 안보를 책임져야 한다. 우리의 가장 큰 위협이 되고있는 북한 발언에 따라 우리 안보를 좌우한다는 것은 도저히 국민이 용납하거나 안심할 수 없는 처사다.

현재 한미연합훈련은 실제 병력을 동원하는 훈련을 거의 못하고 있다. 마치 축구 국가대표팀이 올림픽 앞두고 시뮬레이션 전자게임으로 연습하는 것과 같다. 실제 그라운드를 뛰어야지 전자게임 해서 실제로 좋은 성적 거둘 수 있겠나. 한미연합훈련은 제대로 복원돼야 한다.

-핵 문제를 비롯한 현재 한반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있는지. 남북 정상 간 만남을 통한 톱다운 방식이 실효성 있다고 생각하는지.
▶정치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다만 북한은 모든 결정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하는 체제라서 정상들이 만나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 형식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만남이 아니라 실질적인 관계 개선, 북한의 비핵화, 한반도 평화의 정착을 위한 만남이라면 언제 어디든 만나서 함께 논의할 생각이다.

-현재 강제징용 문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한일 사이에 얽혀있다. 집권하면 한일관계를 어떻게 풀 것인지.
▶양국이 외교를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는 태도에서 복잡한 한일관계가 기인한 측면이 있다. 외교는 외교로 풀어야 한다. 과거사 문제와 현재 안보 국익문제는 분리해서 진행했으면 좋겠다. 과거사에 얽히는 것은 양국관계를 개선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데 있어 어느 나라에도 도움 되지 않는다.

-대중외교는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인지.
▶중국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제대로 말도 못 하고 굴종적인 태도를 보이는 현 정부의 외교 태도가 많은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경제적 이익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일방적으로 중국의 경제적 혜택을 받는 건 아니고 상호적인 것이다. 당당한 외교를 펼치면서 이젠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인류의 평화를 공동 가치로 하는 나라와의 관계를 더 공고히 하면서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풀어야 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 공약에 대한 비판을 많이 하고 계시는데.
▶이 지사께서 가장 중요한 공약으로 주장하시는 기본소득이 현실적이지 않고 국민에 대해 정직하지 않은 공약이라고 생각해서다. 매달 8만원정도 나눠주는 것으로 국민에 대한 충분한 보상과 지원이 되진 않을 것 같다. 모든 국민에게 똑같은 돈을 나눠주는 것도 불합리하다. 앞으로 기본소득이 우리 사회에서 실제 시행될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지만 아직은 아니다. 국민의 환심을 사기 위한 정책 아닌가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그렇게 재정을 부담할 수 있지도 않다. 이런 부분에 있어 이 지사의 공약이 정말 국민을 위한 공약인지 의문들어서 문제제기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범죄와 다름없다'고 한 발언에 대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경제적 철학과 내공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처음엔 정말 어려운 분들의 생활을 돕겠다는 선한 의도로 최저임금을 인상했다고 믿는다. 그러나 결국 가장 어려운 사람들의 일자리 뺏는 결과가 초래됐다. 김동연 전 부총리의 지적은 당연한 말씀이다. 제가 김 전 부총리만큼 경제를 잘 알겠나. 말씀하신 취지를 저도 얼마든 받아들일 수 있고 경제 공부 열심히 해서 국민에게 더 좋은 대안 내놓도록 하겠다.

-이 정부 들어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 경제 3법 등 '기업옥죄기 법안'이 통과됐다는 주장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기업에 대한 규제는 이게 과연 균형 있는 규제인지, 그게 기업 활동과 우리 경제 발전에 도움 될 수 있는지 측면에서 봐야 한다. 특히 중대재해법은 과도하게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책임 범위를 지나치게 확장한 법률이다. 다른 법에 대해서는 제가 공부가 부족하다. 앞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문제점이 뭔지 여러분께 말씀드리겠다.

-연금개혁 방안으로 어떤 것을 고려하시는지.
▶덜 내고 많이 받는, 결국 기금이 고갈될 수밖에 없는 현재의 시스템은 청년 미래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4년간 국민 눈치 보며 자기 지지층의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제대로 해야 할 일을 안 해온 것이 문제를 이렇게 심각하게 만들었다. 연금개혁은 힘들고 어려운 일이지만 국민과 더 숙의해가면서 이제는 지속가능한 연금 시스템을 만들어 국민이 노후에 안정적인 생활할 수 있게 하겠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미라클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2021.8.4/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미라클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2021.8.4/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최근 윤석열 전 총장이 '건강하지 못한 페미니즘이 이성교제를 막는다'고 발언해 논란인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윤 후보 발언의 진의를 잘 몰라서 여기에서 그 부분 답변드리기 좀 어렵다. 페미니즘에 관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우선 젊은이들이 남녀문제로 갈등 겪는 건 매우 가슴 아프고 어떻게든 해결해야 할 문제다. 법적·제도적 측면뿐 아니라 사회에 퍼져있는 관행과 인식 사이의 격차에 대해서도 관심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

-출마선언에서 청와대의 위법 부당한 인사 개입 더 있어선 안 된다고 하셨는데 감사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실제로 구체적인 사례가 있었는지.
▶공직에서 내부를 들여다보니 대통령이 인사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여러 공직에 대해서도 청와대가 사실상 임명하고, 임명된 사람들은 결국 그 기관이 아닌 정부와 정권에 충성해서 각 기관이 제대로 일 못 하는 사례를 여러 차례 봤다. 구체적인 부분을 말씀드리긴 어렵다.

-반도체 산업에서 중국이 추격하고 있는데 어떻게 우리 산업을 지원하고 재편해야 하는지.
▶준비된 답변이 없어서 이 자리에서 정확한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 정치 시작한 지 며칠 안 된 것을 감안해주시기 바란다. 열심히 뛰어서 여러분이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 좋은 정책을 내놓겠다. 충분히 준비가 안 돼서 죄송하다.

-약학전문대학원 폐지로 학부에서 약대생을 뽑고 있는데 정원 2000여명중 서울권이 662명, 그 중 345명이 여대 정원이라고 한다. 남학생들에게 기회가 제한된다는 논란이 있고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1만여명이 참여했다. 이 논의는 여대 존치 필요성 이슈로도 확대될 수 있는데.
▶쉽지 않은 질문이다. 여기서 제가 구체적인 답변을 드릴만큼 충분한 생각을 갖고 있진 않아서 한번 고민해보겠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책 생각하신 것 있는지.
▶일단 충분히 사회적 약자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그들을 도우면서, 또 일자리 창출을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보겠다. 사회적 약자에 대해 정확한 파악해보고 그들을 돕기 위한 충분한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보겠다.

-아직 준비가 안됐는데 출마선언하시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데.
▶정치를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감사원장을 사퇴한 것은 아니었고, 이후에도 많은 고민을 했다. 기대하시는 만큼 국정 전반과 정책에 대한 준비가 안 돼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제가 인정하고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는 말씀드리겠다.

-주 52시간 근로제와 노동개혁에 대한 생각은.
▶주 52시간 근로제를 탄력적으로 적용해서 우리 경제가 좀 더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대규모 노조는 더이상 약자가 아니고 기득권이 돼버렸다. 심지어 고용세습까지 요구하고 있고 이는 기업 활동에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다. 청년의 취업도 가로막는 하나의 원인이 된다고도 생각한다. 노조와 기업의 관계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머리 맞대고 설득하며 개선해 나갈 생각이다.

-역대 대통령 중 헌법 가치 측면에서 가장 높이 평가하는 인물은.
▶우리 건국의 기초를 놓았던 이승만 전 대통령이 물론 공과가 있지만 대한민국이 나아갈 자유민주주의 기초를 놓았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셨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소감
▶별로 좋은 성적을 거둔 것 같지 않지만 마라톤을 완주한 기분이다. 처음 정치를 시작해서 아직 저의 많은 미숙한 점을 보셨을 텐데 앞으로 좀 더 속력 내서 여러분이 기대하시는 모습의 정치인으로 변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래도 저를 믿고 지지해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고맙다.


yoo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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