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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10점이야!"…안산 '두 번째 금메달' 광주여대 '들썩'

광주여대서 제32회 도쿄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 응원전
현장서 끌어안은 부모-코치…비대면 응원 환호 이어져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이수민 기자 | 2021-07-25 17:49 송고
제32회 도쿄 올림픽 개막 셋째 날인 25일 오후 양궁 대표팀 여자 단체전에 출전한 안산(20·광주여대) 선수가 금메달을 확보하자 광주 광산구 광주여자대학교 대학본부에서 응원하던 안산 부모 안경우·구명순씨와 교직원 등이 환호하고 있다.2021.7.25/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제32회 도쿄 올림픽 개막 셋째 날인 25일 오후 양궁 대표팀 여자 단체전에 출전한 안산(20·광주여대) 선수가 금메달을 확보하자 광주 광산구 광주여자대학교 대학본부에서 응원하던 안산 부모 안경우·구명순씨와 교직원 등이 환호하고 있다.2021.7.25/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안산, 안산, 안산! 제발! 10점!"
제32회 도쿄 올림픽 개막 셋째 날인 25일 오후. 광주 광산구 광주여자대학교 대학본부 1층 국제회의장에는 뜨거운 응원 소리가 가득 찼다.

광주여대는 전날부터 이틀째 국제회의장에서 도쿄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8강과 4강, 결승전 생중계 장면을 스크린에 띄우고 교직원, 학생들과 함께 '안산 선수 양궁 금메달 응원전'을 펼쳤다.

애초 응원전은 대학 체육관에서 하기로 예정됐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우려해 국제회의장으로 옮겨 온·오프라인 중계로 진행했다.

이틀째 현장에서 응원전을 펼친 안산(20·광주여대) 선수 부모 안경우·구명순씨 부부는 경기 내내 두 손을 모은 채 딸을 위해 기도했다.
경기를 지켜보는 코치진과 학생들 역시 눈 '깜짝' 하는 새 안산 선수의 화살을 놓칠까 봐 두눈을 부릅뜨고 화면을 응시했다.

각자의 집과 연구실에서 실시간 화상회의 프로그램으로 경기를 지켜보는 학생과 교직원들도 열띤 응원을 이어갔다.

60여명의 인원은 한 채팅방에 모여 '안산 없인 못 산다', '또 10점 맞히나 안산 최고' 등의 문구를 화면에 띄웠다.

물리치료학과에 재학 중이라는 한 학생은 화면을 통해 "안산 학우님 러시아를 물리치세요!"라고 응원했다.

한 교직원은 "안산 선수는 쐈다 하면 무조건 10점"이라며 "믿고 보는 안산 파이팅"을 외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제32회 도쿄 올림픽 개막 셋째 날인 25일 오후 광주 광산구 광주여자대학교 대학본부에서 양궁 대표팀 여자 단체전에 출전한 안산(20·광주여대) 선수 부모 안경우·구명순 부부가 벨라루스와의 준결승 승리 소식을 듣고 환호하고 있다. 2021.7.25/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제32회 도쿄 올림픽 개막 셋째 날인 25일 오후 광주 광산구 광주여자대학교 대학본부에서 양궁 대표팀 여자 단체전에 출전한 안산(20·광주여대) 선수 부모 안경우·구명순 부부가 벨라루스와의 준결승 승리 소식을 듣고 환호하고 있다. 2021.7.25/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산아, 우리 산이… 제발! 와!"

오후 4시55분쯤. 안산 선수 어머니 구명순씨의 모아진 양 손이 하늘로 향해 뻗어졌다.

우리 선수들이 금메달을 확정 짓는 순간이었다.

국제회의장에는 잔치가 열렸다. 선수의 부모와 코치진은 얼싸안은 채 서로를 향해 "수고하셨다"고 감사 인사를 올렸다.

비대면 화상 대화 방에도 박수 이모티콘과 '안산 짱, 안산 최고' 등의 문구가 연달아 수백 개 전송됐다.

안산 선수 어머니 구명순씨는 "산이가 당연히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확신했다. 딸을 믿었다"며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이다. 꿈에 그리던 올림픽 무대에 서준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전날 혼성전에 이어 오늘도 금메달을 목에 걸어 너무도 고맙다"고 환하게 웃었다.

연일 이어진 무더운 날씨, 타국에서 경기를 진행하고 있는 딸에 대한 걱정과 우려도 이어졌다.

구명순씨는 "경기 중에 계속해서 산이가 얼굴을 만지더라. 얼굴이 뜨거워서인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며 "산이는 '애호박 찌개'를 제일 좋아하는데 돌아오면 맛있게 요리해서 먹이고 싶다"고 말했다.

처음 양궁을 접했던 안산 선수의 어린 시절도 회상했다.

구씨는 "문산초등학교 3학년에 다니던 시절, 산이가 '학교에 양궁부가 생겼다'며 가정 통신문을 가져왔다. 남자들만 주로 했던 양궁인데도 꼭 해보고 싶다고 하길래 시키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는 30일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지금처럼만 한다면 3관왕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먼 곳에 있는 산이에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오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안산 선수를 지도한 김성은 광주여대 양궁 감독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안산은 평소 '즐기면서 노력하는 선수'"라며 "선발전을 3위로 통과했었는데 남은 훈련 동안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인지 오늘 컨디션도 좋고 기량을 전부 발휘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감독은 함께 경기를 뛴 강채영(25‧현대모비스), 장민희(22‧인천대)와의 호흡을 금메달 획득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출발 전부터 선수들의 컨디션과 화합이 너무 좋았다. 그렇기에 많은 양궁인의 기대를 모았다"며 "'코로나19'라는 특수한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해 준비했기 때문에 금메달에 무리가 없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양궁 강채영, 장민희 안산이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단체전 결승전에 승리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한국 여자 양궁팀은 올림픽 단체전 9연패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2021.7.2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양궁 강채영, 장민희 안산이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단체전 결승전에 승리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한국 여자 양궁팀은 올림픽 단체전 9연패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2021.7.2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이날 대한민국 여자 양궁 대표팀은 도쿄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6-0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는 한국의 2020 도쿄 올림픽 2번째 금메달이다.

한국 여자 양궁은 이번 올림픽에서도 세계 최강임을 입증했다. 1988 서울 올림픽부터 도쿄 대회까지, 9번의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는 모두 한국 여궁사였다.

이번 금메달은 한국 양궁이 올림픽(1972년 이후)에서 따낸 25번째 금메달이기도 하다. 한국은 양궁에 걸린 첫 2개의 금메달을 모두 차지, 리우 올림픽에 이어 2연속 양궁 금메달 싹쓸이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랭킹라운드 1위로 혼성전에서도 금메달을 따냈던 안산 선수는 한국의 도쿄 올림픽 첫 2관왕이 됐다.

안산 선수가 오는 30일 예정된 여자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하면 양궁 사상 첫 3관왕에 등극할 수 있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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