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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F 2021] "10대 청년 가능성 보고 투자..9년만에 10조원 기업 대박"

마이클 깁슨 1517펀드 공동대표 "라이다업체 루미나에 최초투자"
"아이디어 있다면 지금 창업하라"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2021-05-06 07:01 송고 | 2021-05-06 09:25 최종수정
마이클 깁슨 1517펀드 공동창업자 겸 공동대표 © 뉴스1
마이클 깁슨 1517펀드 공동창업자 겸 공동대표 © 뉴스1

열일곱살, 대학 1학년 청년의 가능성을 보고 선뜻 10만달러(1억1000만원)를 내줬다. 그 청년은 그 길로 스탠퍼드대학을 그만두고 회사를 차렸다. 그리고 몇년후 그는 전공기술을 살려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을 개발했다. 2020년 그의 회사는 마침내 나스닥에 상장, 투자자에게 대박을 안겨줬다. 현재 시가총액은 77억달러(8조6000억원)수준이다.

미국 초기단계 벤처투자자인 1517펀드와 지난해 12월 나스닥에 상장한 라이다 센서 업체 루미나(Luminar Technologies)의 창업자이자 CEO인 오스틴 러셀(26)이야기다. 라이다의 모양, 가격, 인식거리 등을 혁신한 그는 자수성가한 가장 젊은 억만장자로 통한다.

러셀의 가능성을 가장 먼저 알아본 마이클 깁슨 1517펀드 공동대표는 최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1517펀드만의 독특한 투자철학과 그 성공사례를 이야기했다. 1517은 독일의 마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일으킨 해에서 따왔다.

다음은 깁슨과의 일문일답.

-라이다센서 업체 루미나는 극적인 투자케이스다. 어떻게 가능성을 발견하고 어떻게 투자했는가.

▶창업자 오스틴 러셀을 처음 만난 건 2012년, 그가 만 17세로 스탠퍼드대 1학년때였다. 어릴 때부터 레이저와 광자학을 연구한 천재적 친구다. 그 당시 난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이 설립한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러셀이 그 프로그램에 딱 맞는 인재라는 걸 직감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에게 기술을 개발하도록 10만달러를 증여했다.

러셀이 개발한 것은 자율주행차 핵심부품인 라이다(LIDAR)다. 참고로 라이다는 중거리 물체를 식별하는 이미지 센서다. 레이저를 발사하고, 그 빛이 물체에서 반사돼 돌아오는 것을 받아 주변환경을 3차원 모형으로 구현한다. 원근감 뿐 아니라 형태까지 인식할 수 있다.

2013년 당시 이 기술의 응용 분야는 영화산업 정도였다. 그러나 그 후 자율주행차 혁명이 시작됐다. 그리고 러셀은 라이다가 자율주행차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장치라는 걸 알았다. 제대로 물을 만난 것이다.

그래서 나와 공동창업자들이 2015년 1517펀드를 시작했을 때, 루미나에 본격적으로 투자했다. 그 회사가 지난해 12월 나스닥에 스팩(SPAC) 상장을 할 때까지 러셀을 계속 멘토링했다.

깁슨 1517년 펀드 공동창업자는 이달 12일 뉴스1 미래포럼에서 화상으로 좀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한다.

-루미나 외에도 1517펀드가 성공적으로 투자한 사례가 있다면?

▶현재 우리 펀드에서 주목받는 스타트업 중 하나는 '룸'(Loom)이다. 기업용 비디오 메시지 툴이다. 우리가 룸의 창업자 3명을 만났을 때, 그들은 작은 아파트에서 함께 살고 있었다. 거의 파산직전이었고 끼니 때울 돈도 없었다.

하지만 룸의 창업자들의 재능과 열정에 감동을 받았다. 1517펀드는 룸의 첫 투자자가 되었다. 룸은 벤처 자금조달 마지막 단계에 있는 현재 3억5000만달러(약 4000억원) 이상의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

-창업자들을 평가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무엇인가

▶ 세 가지 요소에 중점을 둔다. 팀, 시장 기회, 그리고 제품의 현재 상태이다. 이 중 제일 중요하고 또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바로 '팀'이다. 창업은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워낙 큰 일이다. 어쩔 수 없는 굴곡과 막다른 길에 처했을 때, 이를 헤쳐나갈 수 있는 실력과 용기는 팀에서 나온다.

우리는 팀을 이룬 사람들이 어디에서 동기부여를 받는지 알고자 한다. 동기가 돈이나 명성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런 게 목적이라면 어두운 시기를 헤쳐나갈 수 없을 테니까 말이다. 일종의 사명을 가지고 일하거나, 아니면 함께 일하는 즐거움 자체가 목적이어야 한다.

-1517펀드는 대학 시스템 밖에 있는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1517펀드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은 기존 대학들과 어떻게 다른가?

▶대학에는 너무 가상으로 하는 것들이 많다. 나는 대학에서 많은 창업 경진대회를 봤는데, 많은 학생들이 상상 속의 회사를 만들어 가상의 데이터로 가득한 스프레드시트를 만들더라. 하지만 그건 실제 고객과의 접촉에서 살아남은 사업계획이 아니다.

그런 방식으로는 창업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게 없다. 창업을 배울 수 있는 길인 오직 야생에 뛰어드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가 고객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진 못한다는 걸 금방 알게 된다. 사업계획을 계속 다듬어야 하는 이유다.

때때로는 사업 자체를 완전히 갈아 엎어야 할 때도 있다. 우리가 투자한 곳 중 람다랩스라는 스타트업이 있었다. 처음에는 사진 공유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컴퓨터 업체가 됐다. 대학 강의실에서는 그런 변화가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 한국 학생들은 창업이 꿈이더라도 대학에 진학하는 경향이다. 한국의 창업 꿈나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잘 배운 사람이 되는 길은 무수히 많다. 대학은 그중 하나일 뿐이다. 대세라고 할 수 있는 길이지만, 아주 비싸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우리는 창업을 원하는 젊은이들과 해커들을 위한 대안을 발견했다고 믿는다.

회사를 직접 세우면 좋은 점은 당신이 당신 자신의 상사가 된다는 것이다. 본인이 고용주기 때문에 본인의 기술이나 자격을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

한국에 있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는 만약 당신에게 아이디어가 있다면, 지금만큼 시작하기 좋은 때는 없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우리 웹사이트로 연락을 준다면 도와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돕겠다. 회사를 시작하는 데는 굳이 대학 학위가 필요하지 않다. 팀을 꾸리고, 아이디어가 있으면 된다.

© News1 김남희 디자이너
© News1 김남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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