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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징계 0명? 블랙리스트 솜방망이 면책" 반발(종합)

직원 68명 중 수사의뢰 7명·징계 0명·주의 12명 처분…산하단체 자체 징계
진상조사위 참여 예술인들 "문체부 블랙리스트 이행안…솜방망이 셀프면책'"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2018-09-13 16:53 송고 | 2018-09-13 17:00 최종수정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News1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News1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가 블랙리스트 관련 공무원 7명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의뢰하고 징계자 없이 12명에게만 주의를 조치하기로 하자, 문화예술계가 '솜방망이 셀프 면책'이라고 반발했다 일각에선  '도종환 장관 사퇴'를 주장하기도 했다.

문체부가 13일 발표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책임규명 권고 이행계획'은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진상조사위)가 지난 6월 내놓은 '수사 의뢰 및 징계 권고안'(수사의뢰 권고 26명, 징계 권고 105명 등 총 131명)에 따른 후속 조치다.

황성운 문체부 대변인은 "수사의뢰 대상자는 문체부 내부에서 5명, 한국문화예술위원회 1명, 영화진흥위원회 1명 등 모두 7명"이라며 "이 중 현재 해외문화원장으로 재직 중인 3명은 외교부와의 협의를 거쳐 조기 복귀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 대변인은 "수사의뢰 권고자 24명(총 26명 중 국정원 소속 2명 제외) 전체와 징계권고자 44명(총 105명 중 지자체 소속 3명, 공공기관 소속 56명, 민간임용 퇴직자 2명 제외)의 비위 혐의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법률자문단의 법리 검토 등을 거쳤다"고 밝혔다.

그는 "주의 처분을 받는 문체부 공무원 12명은 모두 과장급 이상"이라며 "블랙리스트와 관련된 중하위직 실무자 22명은 상급자 지시에 따라야 했던 점을 고려해 징계 처분은 하지 않되 관련 업무에서 배제했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이번 검토 대상에서 제외된 산하 공공기관 56명, 국정원 2명, 지방자치단체 3명 등에 대한 처분은 해당 기관에서 늦어도 9월 말까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진상조사위에서 활동한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이번 발표가 '솜방망이 수준의 셀프면책’이라고 반응했으며, '블랙리스트 타파와 공공성 확립을 위한 연극인회의'(이하 블랙타파)는 '블랙리스트 실행 문체부 공무원 징계 0명, 도종환 장관은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전(前) 진상조사위 대변인인 이원재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은 "문체부가 진상조사위의 권고안과 크게 차이나는 이행계획안을 발표하면서도 이에 대한 타당한 근거가 제시하지 못했다"며 "이번 발표는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이 실패하고 있다는 심각한 징후"라고 지적했다.

진상조사위 조사위원으로 활동했던 이양구 극작가는 "우려했던 대로 셀프 면책이고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조사위원인 김소연 연극평론가는 "진상조사위 권고안 자체가 법률 검토를 마친 상태인데 문체부가 무슨 법률적 기준으로 이런 결과를 내놓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무용계를 대표해 진상조사위에서 활동한 김윤규 안무가는 "이번 발표를 통해 문체부가 블랙리스트 관련 적폐 청산과 개혁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고도 말했다. 연극평론가 김미도 서울과기대 교수도 "도종환 장관은 조직의 보호가 우선일 뿐이지 예술가들의 상처를 회복시켜줄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범 연극인 단체인 블랙타파는 이날 '블랙리스트 실행 문체부 공무원 징계 0명, 문체부 공무원 도종환 장관은 책임지고 사퇴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문체부 공무원 도종환 장관은 오늘 발표를 책임지고 즉각 장관직에서 사퇴하라"며 "이것이 도종환 장관이 취임 1주년에 말한 엄정조치였는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 발표는 블랙리스트 피해 예술인들과 시민들에게 깊은 배신감과 상처를 주었다"며 "'주의'는 경미한 비위 행위를 한 공무원에게 반성하도록 하는 것이지 징계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블랙타파는 향후 피해 예술인들과 진지한 논의 과정을 거쳐 추가 대응을 발표하겠다고도 밝혔다.

황성운 문체부 대변인은 "예술계에선 미흡하다고 판단할 수 있겠지만 나름대로 법률적 검토를 거쳐서 최선을 다해서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라며 "다시 한 번 사과드리고 예술가 권리보장법 등 제도화를 통해 앞으로는 이런 사태가 다시는 발생되지 않도록 하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진상조사위 책임규명 권고©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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