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산업 >

[AI 어디까지 왔나②]인공지능 넘어서 '감정지능'으로 진화

자존감, 도덕성, 사랑 등 인간의 감정 담을지 기대
데이비드 핸슨 "AI로봇 소피아, 인격체로 만들겠다"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2018-05-27 07:30 송고 | 2018-05-27 20:43 최종수정
62가지 인간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로봇 '소피아' © News1 신웅수 기자
62가지 인간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로봇 '소피아' © News1 신웅수 기자

# 2030년. 퇴근하고 집에 들어서는 홍 모씨(여·34)를 반기는 것은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홍씨는 오늘 하루 일어났던 일들을 AI 휴머노이드에게 말한다. AI 휴머노이드는 힘들게 하루를 보낸 홍씨를 꼬옥 안아주며 '다 잘될거야'라고 위로한다.

사람의 감정까지 읽는 휴머노이드 출현이 머지않았다. 다만 AI에 사람의 감정과 사랑, 마음을 어떻게 담을 것인가가 관건이다. 단순 빅데이터 기반으로 지식을 반복학습시키고 새로운 지식을 입력하는 것을 넘어선 작업이다. 사람처럼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구별하고 새로운 사고와 행동을 결정하는 감정의 근거를 도출하는 '감정지능'을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홍콩의 핸슨로보틱스가 만든 AI로봇 '소피아'가 인간의 감정 62가지를 얼굴표정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한다. 핸슨로보틱스는 얼굴표정을 넘어 인간의 감정까지 간파할 수 있도록 소피아를 진화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AI가 가질 수 있는 감정은 어디까지일까. 일각에서는 본인을 인격체로 느낄 수 있는 '자존감'이나 '도덕성' 또는 '사랑' 등의 감정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현재 어떤 알고리즘을 통해 AI가 구현될지 구체화 할 수 없지만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하는 과정에서 깨달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27일 김정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교수는 "인간이 학습하며 진화했다는 것을 기반으로 하면 인공지능도 학습을 통해 '도덕성'은 물론 '감정'까지 모두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현재 인공지능 기술을 다수 보완하고 나면 사람이 인공지능 로봇과 대화는 물론 감정교류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소피아의 아버지' 핸슨로보틱스의 데이비드 핸슨 대표는 "앞으로 소피아의 기술력을 점차 높이고 하나의 인격체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불가능하다. AI가 인간을 지배하려고 하는 영화 '터미네이터'나 인류를 멸망시키려고 하는 '아이로봇'과 같은 SF(science fiction)영화는 아직 영화일 뿐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융합생산기술연구소 로봇그룹연구진이 개발한 로봇 '에버'가 지난 3월 대구오페라하우스 공연을 진행했다.(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융합생산기술연구소 로봇그룹연구진이 개발한 로봇 '에버'가 지난 3월 대구오페라하우스 공연을 진행했다.(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현재 감정지능 기술수준을 살펴보면 뉴질랜드 기업 '소울머신즈'가 2017년 개발한 아바타 챗봇 '나디아'(Nadia)는 현재 호주 정부가 장애인들에게 인공지능 대화서비스3를 제공하는 형태로 사용되고 있다. 나디아는 비록 모니터 속 사람 모습으로 존재하지만 사람 목소리를 갖고 있어 인간과 일부 감정 소통이 가능하다.

나디아는 웹캠을 통해 상대방의 표정이나 목소리 톤을 인식해 그 감정 상태에 맞춰 자신의 얼굴 표정을 짓고 상황에 맞는 대화를 유도한다.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을 경험할수록 나디아는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감정능력을 높인다.

휴머노이드 소피아도 감정지능의 대표적인 예다. 소피아는 눈에 부착된 센서로 상대방의 표정을 인식하고, 사람의 목소리도 인지할 수 있다. 손동작 등 자연스러운 감정 표현도 한다. 현재 소피아는 본인의 감정을 62개를 표현할 수 있으며 사람과 일반적인 대화가 가능하다.

국내에서도 사람의 모습으로 사람과 대화하고 감정을 나누는 로봇 개발이 한창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융합생산기술연구소 로봇그룹연구진은 2006년부터 로봇'에버'(Eve-R) 시리즈를 개발하고 있다. 연구진은 최근 '에버4'의 반응 동작 속도를 높이는 등 기술력 향상에 매진하고 있다. 에버는 지난 3월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성악가 마혜선 목소리를 탑재한 채 감정에 따라 다채로운 표정을 짓고 섬세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에버는 본인의 감정 표현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감정을 읽기 위해 인간의 표정 사진 8000여장을 학습했다. 상대방 입꼬리와 눈꼬리 등의 표정의 특징으로 감정을 판단한다. 이보다 좀 더 보완된 '에버5'는 2018년 말에 완성될 예정이다.

최근 사람과 교감하는 '소셜 로봇'도 다수 상용화되고 있다. 자동차 부품 회사 보쉬의 '쿠리', 미국 스타트업 안키의 장난감 로봇 '코즈모', 소니의 인공지능 로봇 강아지 '아이보'등이 상용화에 성공했다.

감정지능이 발전하면서 인간은 사회적으로 다양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가하는 노인인구와 1인 가구에 적절한 감성 교류가 가능해지고 헬스케어 산업과도 밀접하게 연결될 전망이다.

 
 



somangchoi@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