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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들 왜 언론 기고에 목 매나…'건수 채우기 급급' 지적

"경찰서별 기·투고 실적 체크하고 홍보점수에도 반영돼"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 2015-10-02 06:00 송고
© News1 신웅수 기자
© News1 신웅수 기자


일선 경찰서의 경찰관들이 근무하며 느낀 점이나 제도 소개 등을 위해 언론사에 글을 보내고 게재를 의뢰하는 일이 최근 늘고 있다.

1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 활동 홍보 차원에서 몇년 전부터 일선 경찰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언론사 기·투고를 권장해 오고 있다.

특히 언론에 글이 많이 게재된 경찰관에게는 평가를 통해 경찰청장 표창이나 시계 등 각종 부상이 주어지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 기·투고는 항상 권장하고 있다"며 "열심히 한 분들에게는 청장 표창을 수여해 왔고 많이 하라고 권장하고 있지만 인사 평가에 반영되도록 하는 지침 같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언론에 게재되는 경찰관들의 글을 보면 글쓴이만 다를 뿐 같은 내용이 반복되거나 글의 질보다는 건수 채우기에 급급해 보이는 경향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9월 1~30일 한달간 뉴스1에 기고나 독자투고 형태로 게재된 경찰관들의 글은 총 24건으로, 이틀에 한번 꼴로 경찰관의 글이 전국 각 지역의 경찰서에서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서의 한 경찰관은 "각 경찰서의 홍보담당 부서들이 지·파출소 직원까지 언론사 기·투고 실적을 체크해 지방청에 보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를 토대로 홍보점수를 매기기 때문에 직원들이 기·투고에 열을 올리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게재된 글을 분석해 보면 주제별로 ▲집회·시위 질서유지 20건 ▲빈집털이 범죄 예방 1건 ▲교통안전 2건 ▲학교폭력 관련 1건 등으로 집회·시위 현장에서의 소음 등 질서에 관한 글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집회·시위 관련 글들의 제목을 살펴보면 "법 테두리 안에서 제 목소리 내야", "배려, 공감받는 집회의 첫 걸음", "소음 없는 집회시위 문화 정착할 때", "집회시위 소음을 백색 소음으로" 등 비슷한 글이 수차례에 걸쳐 게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일선서의 경찰관을 앞세워 특정 시기에 경찰이 하고싶은 말만 반복적으로 실리도록 지시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다른 경찰 관계자는 "같은 내용이 반복적으로 실리는 것은 기자들과 접촉할 기회가 많은 특정 기능을 담당하는 부서의 경찰관들이 글을 써서 게재를 의뢰하기 때문 아니겠냐"며 "윗선에서 주제를 제시하거나 지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hm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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