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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서울=뉴스1) 홍우람 기자 | 2013-12-19 09:04 송고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개마고원 제공). © News1

"지방대는 저희 학교보다 대학서열이 낮아도 한참 낮은 곳인데, 제가 그쪽 학교의 학생들과 같은 급으로 취급을 받는 건 말이 안 되죠!" (111쪽)


"입사할 때는 비정규직으로 채용됐으면서 갑자기 정규직 하겠다고 떼쓰는 것은 정당하지 못한 행위인 것 같습니다" (18쪽)


'대한민국 20대는 이렇게 괴물이 돼 버렸다.' 20대 청년들에게 과격하면서도 도발적인 문제의식을 던지는 책이 출간됐다. 신간'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는 사회학자이자 대학 시간강사인 저자 오찬호가 2008년부터 4년간 공들인 박사논문을 쉽게 고치고, 살을 덧붙여 내놓은 책이다.


'88만원 세대', '3포세대', '캥거루족', 잉여세대'... 오늘날 20대에게 덕지덕지 덧붙은 딱지는 너무 많다. 그런 20대를 안타까워하며 '멘토'라 불리는 인사들은 이런 저런 진단과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 이십대가 정치적 행동에 나서야 달라질 문제라는 진단에서부터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위로까지 말이다.


떠돌이 대학 시간강사로 일하며 20대 대학생들을 지켜본 저자는 이러한 시선이 '반쪽 짜리'라고 지적한다. 그가 목격한 20대의 또 다른 반쪽은 괴물이 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괴물이 되어 버린 청년들의 모습이었다.


저자는 시간강사로 일하며 2000여장의 에세이 과제물을 읽고 그중 100여편은 집중분석했다. 수업 중 만난 학생 50명과 심층 인터뷰를 해 20대의 속마음까지 들여다봤다. 부당한 사회구조의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가 된 20대를 지켜 본 목격담이 이 책에는 생생하게 담겼다.


이 책은 20대가 달라진 근본 원인을 그들이 겪고 있는 극심한 불안에서 찾는다. 누구나 불안에 시달리는 경쟁 사회에서 비교우위를 얻기 위한 방법으로 20대는 '자기계발'을 택했다. 20대에게 자기계발은 일종의 윤리 기준이 돼버린 것이다. 괴로운 자기계발, 스펙쌓기를 계속하며 동료를 자기보다 밑으로 끌어내려 안심하고, 반대로 짓밟힌 이들은 다시 필사적으로 자기계발에 뛰어드는 게 20대가 처한 상황이다.


저자는 지금 20대에게 필요한 건 '힐링'도, 위로도 아니라고 강조한다. 대신 20대의 현재를 냉철히 짚고 원인을 찾아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저자가 내린 결론이다. 20대의 어두운 얼굴을 용기 있게 담은 책,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다.


개마고원. 1만4000원. 239쪽.




hong8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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