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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ITU전권회의 '반쪽행사' 될라

(서울=뉴스1) 허재경 기자 | 2013-11-28 21:59 송고


올림픽은 지구촌의 최대 축제다. 각본없는 드라마에 세계인들은 열광하고, 인류 평화와 화합도 기원한다. 희망과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정신적 공감대에서 비롯된 발로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 유치전도 치열하다. 상상을 초월하는 유무형 가치 때문이다. 당장 관광객 유치 등을 통한 엄청난 경제적 파급 효과에, 더해지는 국가 브랜드 상승 또한 기대 이상이다. 올림픽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이유다.


정보통신기술(ICT)업계에도 올림픽에 버금가는 국제행사가 있다. 바로, 세계에서 가장 크고 권위있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다. 4년마다 개최되는 ITU 전권회의에선 정보통신 국제표준은 물론이고, 국제 주파수 분배에서부터 사이버 보안과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한 일류 발전 등도 논의한다. 19차로 열릴 예정인 이 행사는 내년 10월20일부터 11월7일까지 3주간 우리나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키워드이자 '창조경제'의 근간인 ICT에 대한 공론의 장이 안방에서 열리게 됐으니, 시기적으로도 안성맞춤이다. 국가적인 행사인 만큼, 당연히 축제 분위기 속에 사전 준비 작업도 진행돼야 하지만 현재 진척 상황은 녹록치 않다. 예산이 절반으로 싹둑 잘렸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내년 ITU 전권회의에 필요한 예산을 294억원으로 잡았지만, 이 예산은 51.7% 삭감된 142억원으로 책정돼 있다. 세수부족에 따른 여파로 행사예산을 대폭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삭감된 내역을 살펴보면 △회의장 및 주변 통신인프라 구축(15억7000만원) △ICT 전시회 및 컨퍼런스(30억원) △미래신기술 체험관(12억8000만원) △스마트 한류 행사(18억4000만원) △ICT 신기술 시범지구 조성(27억원) 등이다.


이대로라면, 국제행사인 ITU 전권회의가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될 공산이 높다.


방한하는 전세계 193개국 IT장관들이 전시관이나 체험관에 마련된 대한민국의 ICT 기술을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우리 스스로 포기할 수는 없다. 물론, 한정된 예산으로 나라 살림을 꾸려가야 하는 정부 입장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국제행사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IT코리아'로 알려진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ICT행사가 첨단기술은 고사하고 후진적인 통신인프라로 열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국제적 망신이다.


박근혜 정부 집권 2년차에 열리는 ITU 전권회의는 정부의 '창조경제 성공사례'를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당장 눈앞의 '150억원'을 아끼려다가 수천억 아니, 수조원이 될지도 모르는 대한민국의 미래가치를 잃어버릴 수 있다.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국회의 현명한 판단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heo0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