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임원간 성희롱 추문에…저속한 AI 영상·이미지 봇물

女상사를 성희롱으로 고소해 주목…SNS에 선정적 AI 합성물 퍼져
전문가 "실제 사건 다룬 가짜 AI 콘텐츠로 클릭 수 노려 돈벌이"

치라유 라나(35) 전 JP모건 선임부사장(왼쪽)과 그의 상사였던 로나 하지디니(37). (사진=엑스(X) 갈무리)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JP모건 체이스의 한 여성 임원이 남성 부하를 성희롱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후 사건 당사자들을 둘러싼 저속한 인공지능(AI) 생성 영상과 이미지가 확산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치라유 라나(35) 전 JP모건 선임부사장은 뉴욕 법원에 자기 여성 상사였던 로나 하지디니(37)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네팔 이민자 가정 출신인 라나는 하지디니가 자신에게 인종차별적 모욕을 가하면서 성관계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디니의 변호인은 이 주장이 날조된 것이라고 반박했고, JP모건도 조사 결과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소송의 결론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여성이 남성을 대상으로 한 이례적인 성희롱 사건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엑스(X)에서는 두 사람이 식당에서 웃으며 와인을 마시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유포됐다. 영상에서는 "두 사람이 데이트 중"이라는 내레이션도 나왔다. 이 영상은 페이스북 등 다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에도 등장했다.

일부 게시물은 이 영상을 근거로 소송이 가짜이며 두 사람은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두 사람이 불길에 휩싸인 도시를 달리다가 하지디니가 극적인 장면에서 그를 밀쳐내는 영상, 두 사람이 사무실에서 친밀한 모습을 보이는 영상 등도 확산했다.

하지디니가 수영복을 입는 등 그를 성적으로 묘사한 사진도 등장했다.

캐나다 앨버타 대학교의 허위 정보 연구원 티모시 콜필드는 AFP에 "이러한 콘텐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제작될 수 있으며, 우리의 두려움, 관심사, 불만을 자극하도록 구체적으로 구성될 수 있다"며 "'어텐션 이코노미'(attention economy)에서는 클릭 수가 전부"라고 지적했다.

어텐션 이코노미는 인간의 희소한 주의력을 재화로 간주하는 경제 환경을 의미한다.

노터데임대학교의 월터 샤이어 공과대학 교수도 "AI 도구의 확산 덕분에 '리얼 스토리 페이크' 트렌드가 커지고 있다"며 이런 콘텐츠가 돈벌이 수단이 됐다고 설명했다.

리얼 스토리 페이크는 대중의 관심을 끄는 실제 사건에 대해 선정적인 AI 조작물을 쏟아붓는 행위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