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美 쿠바 제재 끝내라" 결의안 올해도 채택…美 반대

미국 뉴욕 유엔본부 회의장.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미국 뉴욕 유엔본부 회의장.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쿠바가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하고 있다는 미국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유엔총회는 미국의 쿠바 경제 제재를 끝내야 한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은 이날 총회에서 미국의 쿠바 경제 제재 해제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찬성 165표, 반대 7표, 기권 12표로 채택했다.

지난해에는 187개국 찬성으로 같은 결의안이 채택됐다. 당시 미국과 이스라엘만 반대했고 몰도바가 기권했다.

올해는 미국의 설득으로 아르헨티나, 헝가리, 북마케도니아, 파라과이, 우크라이나, 이스라엘이 반대표를 던졌다.

193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유엔총회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때를 제외하고 30년 넘게 매년 이 결의안을 채택해 왔다.

총회 결의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국제사회 여론을 반영한다는 면에서 정치적 의미를 지닌다. 냉전 시대에 도입된 이 제재를 해제할 권한은 미국 의회에만 있다.

미국은 지난 1992년 이후 매번 유엔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져왔으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쿠바와 관계 개선에 나섰던 지난 2016년에만 기권했다.

쿠바는 이날 러시아 전쟁을 지원한다는 미국의 주장이 근거 없다고 일축하며 우크라이나에서 용병 활동을 한 쿠바인들에 대한 사법 절차 정보를 공개했다.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무장관은 표결에 앞서 총회에서 "이 제재는 쿠바 국민의 인권을 노골적이고 대규모로 그리고 체계적으로 침해한다"며 "쿠바는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제프 바토스 유엔 주재 미국 부대사는 "이 정권을 지지하는 표결은 쿠바 정부가 자국의 재정 위기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실질적인 개혁 대신 남 탓을 계속할 구실을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