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세안 정상회의 조건으로 태국-캄보디아 평화 협정 서명식 주재 요구"

"중국 관리 배제 요청에 말레이시아 난처"
"국제 평화 중재자로 인정 받으려는 노력의 일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5.10.06.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하는 캄보디아-태국 평화 협정 서명식을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참석 조건으로 요구했다고 폴리티코가 6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백악관이 정상회의 주최 측에 해당 서명식에 중국 관리를 제외해달라고 구체적으로 요청했다. 중국을 배제해 트럼프 대통령을 부각하고 동시에 캄보디아와 태국을 중재하려는 중국의 노력을 축소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매체는 평했다.

이번 조건은 국제 평화 중재자로 인정받으려는 트럼프 대통령 노력의 하나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노벨 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자평했다. 지난달 30일에도 2기 임기 들어 7번의 전쟁을 해결했다며 평화상을 받지 못한다면 "우리나라에 대한 큰 모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백악관은 부인했다. 한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평화 협정을 협상하고 있지만, 정상회의 참석 조건으로 명시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백악관의 조건으로 인해 난처한 입장에 처해있다고 다른 관계자는 말했다.

백악관의 요청을 받아들인다면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가 자칫 말레이시아에서 극심한 반감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는 것처럼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말레이시아 수입품에 19%의 관세를 부과했다. 관세 인하를 추진하고 있는 말레이시아로선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릴 수도 없다.

게다가 중국은 말레이시아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자 주요 외국인 투자국이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