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호텔, 中대표단 투숙 이유로 대만 행사 취소 요구"

이탈리아 주재 대만대표부 차이윈중 대표 밝혀

차이윈중 이탈리아 주재 대만대표부 대표. (대만 중앙통신사 갈무리)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이 이탈리아에서 개최하려던 대만 대표부 행사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대만 중앙통신사(CNA)가 10일 보도했다.

차이윈중 주이탈리아 대만대표부 대표는 이탈리아 상원의원인 줄리오 테르지가 주최한 '중국이 유럽연합(EU)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한 좌담회에 참석해 "대만은 중국의 영향력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국가"라고 밝혔다.

차이윈중 대표는 "대만은 매일 중국의 문화 공격과 무력 위협에 직면해 있다"며 "중국은 대만 본토에 침투하려고 시도할 뿐 아니라 종종 압력을 해외로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이 대표는 8일 저녁 로마의 유명 호텔인 '파르코 데이 프린치피'에서 대만 국경절(10월 10일) 리셉션을 개최한 사실을 언급하며 "대표부가 이미 올해 초 호텔과 예약 계약을 체결했으나 리셉션 하루 전 호텔로부터 '중국 대형 대표단이 투숙할 예정이며 중국 측의 요구에 따라 대만 리셉션 개최를 취소해야 한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대표부는 갑작스러운 불합리한 요구에 맞서 싸웠으며 결과는 성공적이었다"며 "호텔은 중국 대표단의 요구를 거절하기로 결정했고, 중국 대표단은 다른 호텔로 숙소를 변경했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일간지 '일 포글리오'의 언론인 줄리아 폼필리도 "이탈리아가 여전히 중국의 압력에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린자룽 대만 외교장관이 이탈리아를 방문한 것을 거론하며 "이탈리아는 중국을 자극하고 왕이 외교부장의 이탈리아 방문 일정에 영향을 끼칠까 우려해 관련 일정을 공식적으로 이탈리아 언론에 발표하지 않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왕이 부장은 8~9일 이탈리아를 방문하고 제12차 중-이탈리아 정부위원회 합동회의를 개최했다. 또한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을 접견하고 "양국 관계를 더욱 안정적이고 탄력적이며 유익하게 하도록 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