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극우 프린스 하시모토, '망언'으로 정치적 사면초가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일본 유신회 공동대표가 국제적 파문까지 빚은 자신의 위안부 망언으로 정치적 사면초가에 빠진 양상이다.
일본 국내를 넘어 미국뿐 아니라 유엔 등 국제기구까지 그의 발언을 향한 비판 행렬에 동참했고 위안부 피해자들의 거부로 예정됐던 면담이 불발된 24일에는 오사카 시청을 둘러싸고 시장인 그를 규탄하는 시위가 진행됐다.
보수 성향의 산케이 신문마저 하시모토 대표의 현 상황에 대해 "미디어의 발신력을 무기로 성장해온 정치가가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발언으로 번지는 반발에 붕괴하고 있다"며 그의 정치 생명이 '위안부 발언'으로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고 진단했다.
이 신문은 유엔 고문 금지위원회가 일본 정부에 그의 발언에 대한 해명을 요구한 일을 거론하면서 '해외의 역풍'이 공무에 까지 지장을 미치는 상황을 경고하기도 했다.
수습을 위해 계획한 6월 중순 예정의 미주 방문 계획도 당장 현지 인사들과의 만남을 잡는 일에서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오사카 자매도시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한국계를 포함한 주민들 사이에서 그의 방문에 반대하는 서명이 벌어지고 있다.
절박한 하시모토 대표는 21일 기자들에게 "거리를 보고 선진 도시의 감각을 느끼고 오는 것이 방문의 첫번째 목적"이라면서 "만남 약속이 잡히지 않아도 간다"고 자신있게 외쳤으나 당내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그의 추락으로 코앞으로 다가온 7월 참의원 선거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한 유신회 내부도 끝내 비례대표 후보가 "하시모토와 같은 당에서 일할 수 없다"며 출마포기를 선언하는 사태가 빚어지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다.
이같은 상황에 결국 하시모토를 두둔해온 망언의 원조 이시하라 신타로 유신회 공동대표마저 최근 당 간부 회의에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논문에 정리해라"며 하시모토 대표에 트위터 사용 중단을 촉구,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아베 신조(安倍晉三) 정권 출범 후 더는 숨길수 없게 된 일본 정치권의 우경화 현상을 그대로 드러낸 하시모토 대표에 내심 흐뭇한 기색인 우경 자민당도 결국은 어쩔 수 없이 등을 돌린 조짐이다.
"자민당이 말해야하는 것을 내가 대신 말하고 있다"는 하시모토 대표의 발언에 그의 정치적 입지기반인 오사카 시의회에서 제 3회파 자민당이 "시장의 발언으로 불이익이 나온다면 여당으로서는 그를 지지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케이에 따르면 하시모토 대표의 시정 개혁 정책에 협조 노선을 취해왔던 시의회 제 2회파 공명당의 한 간부마저 이날 "하시모토는 스스로 붕괴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를 신랄히 비판했다.
하시모토 대표는 이날 주일미군에 풍속업(매춘) 활용을 제안한 발언에 대해서는 철회하면서도 위안부문제에서만큼은 "일본이 국가의 의지로 여성을 납치하거나 인신매매한 증거는 없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나 이마저 일각에서는 "강제동원을 부정하는 자민당의 입장을 대변해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하시모토의 절박함'으로 해석하고 있다.
산케이는 2008년 오사카부지사에 최연소로 당선, 일본 극우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세를 불린 하시모토 대표의 일본유신회에 대해 "아이러니하게도' 자신들의 무기였던 미디어 발신력으로 정치적 사면 초가 상태에 빠졌다"면서 "그만큼 위안부 발언의 영향은 크다"고 지적했다.
하시모토의 신호에도 아베 내각이 결국 25일 위안부 동원 강제성을 인정·사죄한 고노담화의 계승을 밝히는 내용의 답변서를 각의 결정한 것도 하시모토 대표가 처한 상황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아베 총리의 과거사 부정 발언으로 진통을 겪은 일본 정부는 하시모토 대표의 위안부 망언이 터지자 즉각 "정부의 입장은 형언할 수 없는 괴로운 일을 겪은 분들의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는 것"이라며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의 우경화와 역사관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가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하시모토 대표의 발언으로 불똥을 맞을 수 있다는 염려에서 나온 것으로 이번 답변서 채택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지지통신도 이 답변서에 대해 "간접적인 표현을 통해 고노담화의 계승을 인정해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판의 수습을 도모했다"고 분석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자민당 총재선거 과정에서 고노담화 재검토를 주장했으나 취임 후에는 일단 계승에 대한 확언을 피하는 전법을 구사하며 애매한 태도를 보여왔다.
bae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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