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수장 5개월만의 장례식, 수십만 운집…"저항 안끝나"

베이루트 시내에 거대한 장례 행렬…새 수장은 영상연설
이란 외무장관과 이라크 시아파 정치인, 후티 반군 등 참석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오랜 수장이었던 하산 나스랄라와 그의 사촌 하심 사피에딘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다. 2025.2.25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23일(현지시간) 30여년간 수장이었던 하산 나스랄라의 장례식을 치렀다.

AFP통신에 따르면 수도 베이루트에서 진행된 이번 장례식에 수십만 명이 운집했다. 여성 신도들은 울부짖으면서 나스랄라의 관이 실린 운구 차량을 따라갔다. 관 위에는 검은 터번과 헤즈볼라의 노란 깃발이 놓였다.

나스랄라는 지난해 9월 27일 레바논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사망했다. 죽은 지 5개월 만에 장례식이 치러진 것이다.

나스랄라가 후임으로 지목했던 사촌 하심 사피에딘의 장례식도 함께 치러졌다. 사피에딘은 나스랄라가 숨지고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10월 3일에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졌다.

장례 행렬은 베이루트 공항 인근 나스랄라의 매장지로 향했다. 사피에딘의 시신은 고향인 레바논 남부 지역에 매장될 예정이다.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오랜 수장이었던 하산 나스랄라의 장례식에서 25일(현지시간) 조문객들이 헤즈볼라 깃발과 나스랄라의 사진을 들고 그를 추모하고 있다. 2025.2.25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헤즈볼라의 새 지도자인 나임 카셈은 영상 연설에서 "우리는 여전히 강하다"며 "저항은 끝나지 않았고 저항은 여전히 존재하며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카셈은 "헤즈볼라만의 길을 갈 것"이라며 "독재국 미국의 통제를 거부한다"고 말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도 같은 날 이스라엘에 대한 저항을 강조했다.

이날 장례식에는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이라크의 시아파 정치인들과 민병대 사령관들, 예멘 후티 반군의 대표단도 참석했다.

AFP는 헤즈볼라 소식통을 인용해 참석자 규모가 80만 명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대규모 장례식은 헤즈볼라의 건재를 과시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한편 헤즈볼라가 운영하는 알마나르 TV는 군중 통제를 위해 조직원 2만5000명이 배치됐다고 밝혔다. 베이루트 공항도 4시간 동안 운영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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