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첫 민주적 정권 교체..여성 유권자의 힘

샤리프 3번째 총리 유력

© AFP=News1

파키스탄이 11일(현지시간) 건국 66년 만에 처음으로 민주적 절차에 따른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제1야당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의 나와즈 샤리프 총재(63)는 승리가 확실시 된다고 선언했다.

이번 총선은 근 36년 사이 가장 높은 투표율이라는 성과를 이뤘다.

현지 선거관리위원에 따르면 이번 총선의 투표율은 6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977년 이래 최고치다. 투표 열기가 뜨거워 애초 예정된 투표 마감 시간을 연장하기도 했다.

파키스탄 총선을 앞둔 지난 4일(현지시간) 에도 카라치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 News1

◇ 투표율 60%…여성 참여 특히 돋보여

현지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은 이번 총선의 여성 투표율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번 총선에 유권자로 등록된 여성은 총 3700만 명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8년 총선 때는 보수색이 강한 선거구에서는 여성 투표율이 10%에도 미치치 못했다. 아예 여성표가 한 표도 나오지 않은 곳도 다수 있었다.

이번 총선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하리푸르 지역의 한 투표소에서는 점심시간께 여성 투표율이 2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과 직계가족 외 다른 남성과 접촉을 금하는 '푸르다(purdah)'라는 관습과 당의 지침, 무장단체들의 위협 속에서도 여성들은 당당하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이같은 양상은 최근 젊은 여성들의 문맹률이 낮아진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을 깨친 여성들이 나라일에 관심을 갖고 그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투표율이 오르긴 했지만 여성의 선거 참여를 바라보는 인식 개선에는 갈 길이 멀다. 아직도 수많은 여성들은 투표권 행사를 두고 공격·협박받고 있다.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 총재.© AFP=News1

◇ 피로 얼룩진 선거날…24명 사망· 수십 명 부상

선거 당일 폭탄테러와 총격전 등 유혈 충돌이 일어나 24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다.

파키스탄의 경제중심지 카라치에서는 아와미인민당(ANP) 후보를 노린 폭탄공격이 일어나 어린이를 포함, 11명이 숨지고 약 40명이 다쳤다.

도시내 별개의 장소에서도 버스에서 폭탄이 터져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당했다.

남서부 발루치스탄에서는 무장괴한들이 총기를 발사해 10명이 숨졌다. 북서부 페샤와르에 있는 투표소 밖에서 폭발이 발생해 2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다치기도 했다.

파키스탄 반군 '파키스탄 탈레반(TTP)'은 지난 4월부터 선거를 방해하기 위한 폭력 사태를 벌여 125명 이상을 살해했다.

TTP는 총선을 며칠 앞두고 선거를 방해하기 위해 곳곳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강행하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례없이 높은 투표율이 보여주듯 테러는 국민들의 선거 열기를 억누를 수 없었다.

◇ 앞으로의 전망…연정 구성이 과제

이번 총선은 파키스탄이 1947년 독립한 이래 처음으로 민주적 절차에 따라 진행된 것이다. 여태까지는 세 차례의 군부 쿠데타에 의해서만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샤리프 총재는 1990년대 두 차례 총리를 지낸 바 있다.

투표율은 근 36년 사이 최고치인 6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어느 당이 승리하든 연방하원 총 342석 가운데 과반(172석)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연정 구성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파키스탄 민영 '지오(Geo)'TV에 따르면 PML-N은 현재까지 126석을 확보해 선두를 달리고 있다. 크리켓 스타 임란 칸의 파키스탄정의운동(PTI)이 34석으로 그 뒤를 쫓고 있다.

현 정부에서 125석을 차지해 온 집권 파키스탄인민당(PPP)은 현재까지 겨우 32석을 얻어내는 데 그쳤다.

과반 확보에 실패할 경우 샤리프 총재가 세 번째 총리직에 오르려면 의석을 확보한 다른 당들과 연정 구성에 합의해야 한다.

샤리프 총재는 "모든 정당들에게 협상 테이블에 나와 파키스탄의 문제를 풀어가자고 호소했다"고 말했다.

ezyea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