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만에 가장 강력' 허리케인 멜리사에 중남미 최소 50명 숨져

최대 지속풍속 약 290㎞…자메이카·아이티·쿠바 등 피해

29일(현지시간) 자메이카의 세인트 엘리자베스 블랙 리버에서 허리케인 멜리사가 지나간 후 ​​심하게 파손된 세인트 존 성공회 교회가 보인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90년 만의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으로 알려진 멜리사가 중남미 카리브해 국가들을 강타하면서 30일(현지시간) 기준 최소 50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저녁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멜리사는 바하마에서 멀어지며 북동쪽 버뮤다 제도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현재 최대 지속풍속 시속 160㎞로, 강도가 카테고리 5에서 2로 약해졌다.

바하마에서는 홍수가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쿠바, 자메이카, 아이티, 도미니카공화국에서는 높은 수위가 지속될 수 있다고 NHC는 전했다.

멜리사는 지난 28일 자메이카 서부에 상륙해 카리브해 일대를 통과하며 인근 국가들에 광범위한 피해를 일으켰다. 상륙 당시 최대 지속풍속이 시속 297㎞에 달하며 1935년 이후 대서양에서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으로 기록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자메이카 정보부 장관 다나 모리스 딕슨은 현지 언론에 "현재 확인된 사망자는 19명으로 이 중 9명은 웨스트모어랜드에서, 8명은 세인트 엘리자베스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아이티에서도 사망자가 30명으로 늘어났다. 국가시민방위국은 허리케인으로 최소 30명이 숨지고, 부상자 20명과 실종자 20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주택 1000여 채가 침수돼 약 1만 6000명이 대피소에 머무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도미니카공화국에서 1명이 목숨을 잃었다. 멜리사가 자메이카에 이어 상륙한 쿠바에서는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약 73만 5000명이 대피해야 했다.

허리케인으로 많은 지역에서 교통과 통신이 마비돼 전체 피해상황 확인에 수일이 걸릴 수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30일(현지시간) 쿠바 산티아고주의 보카 데 도스 리오스 마을에서 허리케인 멜리사가 지나간 뒤 ​​파손된 집의 잔해 속에 한 남성이 서 있다. ⓒ AFP=뉴스1

허리케인 피해지역 복구를 위해 영국, 미국, 중국 등 국제사회에서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정부는 피해지역에 250만 파운드(약 47억 원)의 긴급 자금을 지원하고, 영국인 출국을 돕기 위해 전세기를 동원한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미국 국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재난지원대응팀과 도시 수색·구조 인력을 현재 도미니카공화국, 자메이카, 바하마에 파견했다고 전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