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드모트'에 당한 JP모간, 파생상품 고소득 유혹에 2조 손실

자산규모 미국 최대은행 JP모간체이스가 눈 깜짝할 사이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이 넘는 투자손실을 입는 일이 발생했다. 이는 한 파생상품 트레이더가 시장을 낙관한 판단 착오로 발생했다.
JP모간은 10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합성 신용 포트폴리오를 시장 가치로 평가한 결과 상당한 손실이 발생했다"고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밝혔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는 그 직후 콘퍼런스콜에서 회사의 투자 리스크 헤지를 관리하는 최고투자부서(CIO)가 파생상품 투자과실을 저질렀다고 인정했다.
사건의 진원지는 JP모간 런던사무소로서, 파생상품을 담당하는 브루노 미쉘 익실이라는 트레이더가 투자손실의 당사자로 지목됐다.
프랑스 태생인 익실은 파리대에서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공학도로서 2007년 JP모간에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br>그가 속한 JP모간 런던 CIO는 시장내 큰 손으로 소문난 곳이다. 굴리는 자금만 2000억달러(약 230조원) 규모에 2010년 50억달러의 순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br>이 가운데 익실은 보수적 시장 접근으로 투자실적도 좋아 지난 몇 년간 CIO에 해마다 약 1억달러씩 안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그가 어떤 연유에선지 최근 시장을 낙관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시장에 대한 낙관적 인식으로 해당 기업군 채권들이 디폴트될 가능성이 낮다고 자신하면서 125개 기업 회사채 가격에 연동한 신용부도스와프(CDS) 인덱스에 대한 CDS 보장매도자로 나섰다.
반면 상당수 헤지펀드들은 CDS 보장매수자로 나서, 익실이 매도한 CDS 보장 상품을 대거 사들였다. 이들은 시장 여건을 부정적으로 봤고 대형은행의 고위험 거래를 규제하는 볼커룰이 시행될 경우 익실과 같은 낙관적 매도자가 빠져나가면서 CDS 보장 비용이 치솟을 것이라는 데 까지 계산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카비 굽타 트레이더는 "헤지펀드들이 익실과 반대 방향에서 베팅을 가속화했다"며 "단타 자금들이 피냄새를 맡았다"고 말했다.
해당 인덱스에 대한 투자는 명목 거래량이 올 초 926억달러에서 3월 30일 1446억달러로 늘어날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4월 들어 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익실의 예측과 달리 CDS 보장 비용이 상승했고 JP모간은 큰 손해를 입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익실은 '런던 고래', '백경(white whale)'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익실의 또 다른 별명이 '볼드모트'라며 가끔은 그가 물위를 걸을 수 있다며 예수와 비교하는 허풍도 떨었다고 전했다.<br>고래(whale)는 카지노에서 뭉칫돈을 탕진하는 어리석은 부자를 뜻하기도 한다. 볼드모트는 소설 해리 포터에 나오는 악의 축으로서 재앙의 화신이다.
금융위기의 주범인 파생상품의 고수익 유혹에 또 빠져들었던 JP모건으로서는 허풍 가득한 한 직원의 순간적인 판단착오에 뜻하지 않은 대재앙을 만난 셈이다.
song65@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