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안갯속 달리는 연준…혼란 없애려면 파월 후임 조기 지명을"
금리인하 직후 '12월 인하 신중'에 시장 혼란…"행동과 말 따로"
내부 이견 극심…3회 연속 반대 나온 것은 2019년 이후 처음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내부 분열과 정책적 모호함이라는 짙은 안개 속에서 운전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연준은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12월 추가인하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개 속을 운전할 때는 속도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금리를 내리지만 다음번에는 확답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연준은 지난 9월 점도표(금리 전망)를 통해 올해 남은 회의(10월과 12월)에서 금리를 0.25%p씩 더 내릴 것이라는 계획을 이미 시장에 알렸다.
연준이 금리 인하를 발표한 직후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12월 추가 인하 기대를 허물며 시장의 혼란은 가중됐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와 S&P는 하락한 반면 나스닥 지수는 상승해 혼조세를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을 통해 "연준이 안개 속을 운전 중"이라며 정책 방향의 모호함을 지적했다. 금리 인하라는 정책, 파월 의장의 발언, 그리고 시장의 반응이 서로 엇갈리며 각기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사설은 평가했다.
물론 이러한 혼란은 미국 경제의 불확설성에서 기인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와 이민 정책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노동 시장은 약화 신호가 확산하고 있다. 반면 관세를 제외하고도 미국 인플레이션은 연준 목표(2%)를 상회한다.
저성장과 고물가가 공존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징후에 연준 역시 혼란스럽기는 매한가지다. 실제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은 반대가 2표가 나오면서 내부의 이견이 심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다수 결정에 반대 의견을 제기한 사례는 7월과 9월에 이어 10월까지 3회 연속 발생한 것으로 이는 2019년 이후 처음이다.
백악관에서 나오는 신호, 연준에 대한 정책 압박, 인플레이션 전망과 관련한 위험에 대한 상당한 의견 차이를 고려할 때 앞으로도 다양한 의견이 분출할 것이라고 RSM US LLP의 수석 경제학자인 조 브루수에라스는 블룸버그에 말했다.
WSJ 사설은 파월 의장이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연준의 두가지 목표 사이에서 갈등을 겪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 속에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연준의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5월 임기가 끝나는 파월 의장의 후임을 조기에 지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후임을 빨리 지명하면 시장에 명확한 신호를 주고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권자에게 책임있는 통화정책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WSJ 사설은 덧붙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사이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파월 후임의 최종 후보 명단을 제출할 계획이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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