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출신 인텔 CEO, 백악관 방문해 中연루 의혹 해명한다"

WSJ "개인적 배경 설명 계획"…트럼프 "즉각 사임" 압박

인텔 최고경영자(CEO) 립부 탄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립부 탄(Lip-Bu Tan)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공개적으로 사임 요구를 받은 가운데 백악관을 방문한다. 탄 CEO는 말레이시아 출신의 미국 시민권자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탄 CEO는 11일 백악관을 방문해 자신의 개인적·직업적 배경을 설명하고 인텔과 미국 정부 간 협력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그는 인텔의 제조 역량을 국가안보의 핵심 요소로 강조하며, 미국 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장기적 투자 의지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탄의 백악관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임 요구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지난주 자신의 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인텔 CEO는 심각한 이해충돌 상태에 있으며 즉각 사임해야 한다. 다른 해결책은 없다"고 밝혔다.

해당 게시물은 공화당 소속 톰 코튼 상원의원이 탄 CEO의 중국 관련 사업에 대한 우려를 담은 서한을 인텔 이사회 의장에게 보낸 직후에 올라왔다고 WSJ은 전했다.

탄 CEO는 과거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기업인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Cadence Design Systems)을 이끌었으며, 최근 이 회사는 미국 법무부와의 합의에 따라 중국 군사 대학에 제품을 판매한 혐의로 1억 4000만 달러 이상의 벌금을 납부하기로 했다. 탄 CEO가 운영하는 벤처캐피털 회사 역시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해 3월 인텔 CEO로 취임했으며, 전임자 팻 겔싱어가 주가 회복에 실패한 이후 시장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취임 이후 이사회 일부와의 전략적 갈등이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제조 부문 유지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탄 CEO는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을 유지하며 외부 고객 확보를 통해 대규모 투자 비용을 정당화하려는 입장이다.

탄 CEO는 지난주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미국은 지난 40년간 나의 집이었다"며 "인텔은 행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사실을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와 다양한 생태계에서 관계를 구축해왔으며, 항상 최고 수준의 법적·윤리적 기준을 지켜왔다"고 강조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