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美연준, 양적완화 출구전략 '가시권'..버냉키 "이른 긴축 위험"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 로이터=News1

통화정책기조를 긴축으로 선회하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연준 위원 다수가 이달초에 있었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에 따른 자산거품 경고하면서 이르면 다음달 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실이 22일(현지시간) 공개된 의사록에서 드러났다.

반면 벤 버냉키 연준의장은 이날 미국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 청문회에서 "수개월 내에 양적완화 축소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성급한 긴축선회는 리스크가 크다는 점을 강조하며 현행 양적완화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상하원 합동 청문회에 출석해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이 미 경제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현행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려면 미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질의응답에서 "고용시장에서 지속적인 개선이 이뤄지고 개선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다면 향후 몇 차례 FOMC에서 양적완화 속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이날 오후에 발표된 이달 초 FOMC 의사록에서 "다수의 연준위원들이 이르면 6월 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를 주장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월가투자자들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 중 '양적완화 지속' 보다는 '양적완화 축소가능성'에 더 주목했다.

FOMC 의사록은 "다수의 위원들이 경제가 충분히 강하고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자신감이 커진다면 이르면 6월에 열리는 FOMC회의에서 자산매입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여기에서 다수의 (a number of) 위원이란 과반수(a majority of)가 넘지않는 선에서 매파위원을 중심으로 한 4~5명의 위원을 의미한다.

이에 올 하반기 연준이 양적완화규모를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이날 뉴욕증시는 하락으로 마감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대비 0.8% 하락했고 주요통화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3년래 최고치 가까이 상승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기술적 지지전인 2%를 돌파했다.

연준은 현재 매월 미국채 450억달러, 모기지담보부증권 400억달러를 매입하고 2008년 말부터 기준금리를 제로에 가까운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 버냉키, 양적완화 축소 가능하나 시기상조..美 경제지표, 아직 목표미달

이날 상하원 합동청문회는 버냉키 연준의장의 증언으로 시작했다.

버냉키 의장은 증언에서 자동차 소비증가와 주택시장개선, 가계소득증가 등을 언급하며 "양적완화 정책이 많은 이득을 가져다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적완화는 초기 디플레이션 압력을 상쇄하고 장기적으로 물가상승률이 2%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막고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버냉키 의장은 지난 3월 물가상승률이 연준목표인 2%의 절반 수준인 1%라고 언급하면서 전반적으로 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준이 지난번 FOMC 회의에서 경제 상황에 따라 양적완화 프로그램 속도를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고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버냉키 의장은 질의응답 시간에 "만약 지속적인 개선이 이뤄지고 개선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향후 수차례 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 속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 경제는 지난 1분기 연율기준 2.5%의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에 육박했던 실업률은 7.5%로 하락했다.

그러나 버냉키 의장은 "장기적으로 정상적인 수준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고용증가, 소매매출, 주택경기는 호조를 보이는 반면 산업생산을 여전히 위축된 모습이다.

버냉키 의장은 유로존 국채위기와 같은 경제역풍이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미 연방예산 자동삭감(시퀘스터)이 미 경제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준은 양화완화책을 지나치게 오랫동안 유지할 경우 자산거품이 발생할 리스크가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미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또한 양적완화 정책을 조기철회할 경우 닥칠 리스크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양적완화 정책의 조기철수는 일시적으로 금리상승효과를 가져오겠지만 경제회복이 둔화하거나 중단되어 물가상승률이 더 하락하는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또한 "우리가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매각하지 않고 양적완화를 끝낼 수 있다"면서 연준이 양적완화 프로그램이 종료되었을 때 보유중인 MBS를 매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 연준위원 다수 "6월 지표개선 확인 후 양적완화축소" - 이달초 FOMC 의사록

22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연준 정책위원들이 이르면 6월 FOMC 회의에서 미 경제지표개선이 확인되는 대로 양적완화규모를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사록은 "대다수 위원들이 지난해 9월에 시작한 3차 양적완화 단행 이후 노동시장 전망이 개선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면서도 "많은 위원들이 양적완화 축소에 앞서 지속적인 개선과 전망에 대한 자신감, 줄어든 하방리스크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의사록은 이어 "다수의 위원들이 경제가 충분히 강하고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자신감이 커진다면 이르면 6월에 열리는 FOMC회의에서 자산매입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지난 FOMC회의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매달 850억달러 규모의 현행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연준은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 전망에 따라 자산매입 규모를 늘리거나 줄일 준비가 돼 있다"며 양적완화 정책의 유연성을 강조했다.

다음 FOMC 회의는 다음달 18~19일에 열린다.

birakoc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