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의 꼼수...세번째 화살 '경제개혁' 차일피일 미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과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AFP=News1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불황 탈출을 위해 내놓은 경제해법인 이른바 '3가지 화살(three arrows)'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은 개혁과 규제 완화 카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앞서 내놓은 무제한 양적완화와 정부 지출 확대가 가시적인 경제효과를 내면서 남은 세번째 화살에 대한 기대가 한층 높아졌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마지막 남은 카드가 일본을 '잃어버린 20년'의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나도록 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양적완화 정책과 정부 부양안으로 16일 발표된 일본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0.9%를 기록해 1년래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문제는 정부가 막대한 돈을 쏟아 붓고 있지만 민간 기업의 투자가 뒤따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제스퍼 콜 JP모간 주식리서치 대표는 "규제 완화는 기득권 중심에서 새로운 투자로 움직이며 행동이 변화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세번째 화살이 마법의 탄환(magic bullet)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여성의 취업을 돕는 조치를 포함해 일부 개혁방안을 공개했다. 17일 학계, 재계와 만나는 자리에서도 관련 조치들을 조금씩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고 정부규제를 개혁할 정부 방안을 마련하도록 만들어진 패널위원회는 다수의 성장 전략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북아일랜드에서 다음달 17~18일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에 앞서 각종 정책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아베 총리가 내놓을 세번째 화살에는 전력생산·송전·배전을 담당하는 전력업체의 분할, 의료과학 투자를 우선시하고 통합하는 미국식 국가보건연구소의 설립,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등을 포함한다.

하지만 기득권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들을 포함하고 있어 각종 개혁과 규제완화를 얼마나 실천할 지는 미지수다.

지난 1990년대 일본과 무역협정 협상을 담당했던 전(前) 미국 무역관리 바이런 시겔은 "지금 아베의 경제정책은 학점으로 치면 'B'정도"라며 "경제조치를 어떻게 따르는 지에 따라 경제학점이 'A' 혹은 'D'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것은 실행여부에 달렸다"며 "달성하기 힘든 강력한 경제구조 개혁을 이뤄내기 위해 사람들이 얼마나 정치적 자본을 사용할 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이전에도 일본은 경제 개혁이라는 선한 의도로 강력한 경제개혁 조치를 담은 수많은 프로그램을 선보였지만 결국 공약(空約)으로 끝나고 말았다.

게다가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은 막대한 국제적 압박도 받고 있다. 일본이 무제한 양적완화를 시작하면서 외환시장에서 엔저로 인한 주변국의 피해가 막대하다. 특히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일본의 엔저에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엔화 약세로 자동차업계처럼 일본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가졌던 한국 수출업계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가 내국민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정책들은 지체없이 시행한 반면 다양한 이해관계로 갈등이 빚어질 경제개혁에 대해서는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결국 정치적으로 점수가 깎이는 개혁조치는 7월 참의원 선거까지 미루겠다는 심산이다.

또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강력한 개혁의지를 지속할 지도 알 수 없다. 아넨 준지 주오대 교수는 "개혁토픽을 모두 폐기하지는 않겠지만 문제는 정부가 강력한 의지로 개혁논의를 지속할 지 아니면 마지못해 하는 시늉만 할 지 알 수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kirimi9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