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사무총장 "이란, 핵시설 사찰 재개 협력해야"

미·영·프·독, 농축우라늄 정보·접근권 요구 결의안 제출
이란 "피해자에 책임 전가 안 돼" 평화협상 악영향 경고

오스트리아 빈 소재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 건물의 IAEA 로고. <자료사진> 2026.06.0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이란을 상대로 핵사찰 재개에 협력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로시 총장은 8일(현지시간) 개회한 이사회 분기 회의에서 1년 전 미군이 폭격한 이란 핵시설 사찰과 관련해 "우리가 다시 협력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사회에 제출한 서면 의견서에서도 "이란 내 '안전조치'(세이프가드)의 완전하고 효과적인 이행을 촉진하기 위해 이란이 IAEA와 건설적으로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안전조치'란 사찰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미국은 작년 6월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내 3개 핵시설을 기습 폭격했다. 그러나 이란 측은 폭격에 따른 해당 시설의 손상 수준은 물론, 그곳에 보관돼 있던 고농축 우라늄 등 핵물질의 행방에 대해 아직 IAEA에 보고하지 않고 있다.

IAEA는 폭격받지 않은 이란 내 다른 핵시설들에선 사찰을 진행해 왔으나, 올 2월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 공격이 재개된 뒤엔 안전상 이유로 이를 중단했다. 이후엔 부셰르 원전 사찰만 이뤄졌다.

그로시 총장은 이날 이사회 뒤 회견에서 "(이란) 외무장관 등과 산발적으로 접촉하곤 있지만 기본적으로 소통 채널은 끊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미국과 영국·프랑스·독일은 이란에 농축 우라늄에 대한 "완전한 정보"를 제공하고 IAEA가 이를 "지체 없이" 검증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접근을 허용하라고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 초안을 IAEA 이사회에 제출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미국은 최대 60%까지 농축된 수백kg의 우라늄 등 핵물질이 파괴된 이란 핵시설 지하에 남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IAEA 이사회는 이르면 이번 주 후반 해당 결의안을 표결에 부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는 "이 결의안이 작년 11월 유사 결의안 표결 때처럼 상당한 표차로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미·이란 간 휴전 연장 등을 위한 협상엔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주IAEA 이란 대표부는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미국의 공격과 해당 결의안 초안 등을 언급하며 "국제적으로 위법한 행위에 대한 책임은 가해자에게 있다. 피해자에게 전가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란 대표부는 "IAEA 이사회가 그런 공격을 감행한 이들의 책임을 덜어주는 도구로 이용돼선 안 된다"며 "이사회는 향후 진로에 신중해야 한다. 강압과 대립은 협력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외교적 해법의 전망을 훼손한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과거 자국을 겨냥한 IAEA 결의안에 맞서 핵활동을 확대하거나 IAEA와의 협력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