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성평등장관 "EU 젠더 정책, 남성·소년에도 귀기울여야"

세계 MZ 남성들, 여성평등 정책에 반감 고조…"반페미 보폭 넓혀 평등정책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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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유럽 젊은 유권자의 성별 격차 심화를 막기 위해서 "남성과 소년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는 덴마크 성평등부 장관의 발언이 나왔다.

30일(현지시간) 마그누스 하우니케 덴마크 성평등부 장관은 유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대 EU의 평등 정책은 남성과 소년들이 겪는 과제, 특히 양극화와 성평등에 대한 반발을 해소하는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과 소녀의 권리 강화를 위한 동맹 차원만이 아니라 남성과 소년 자체의 권리를 위한 성평등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며 "남성과 소년이 과도하게 대표되거나 건강, 외로움, 사회적 배제 등 성별에 따른 어려움이 생기는 분야에서도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로뉴스는 '여성의 권리가 자신들의 권리를 위협한다'는 일부 남성들의 인식은 젊은 세대에게 경제적 불안 및 사회적 변화와 겹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봤다.

지난 3월 입소스와 킹스칼리지 런던이 실시해 30개국 2만4000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는 Z세대 남성의 57%와 밀레니얼 세대 남성 56%가 "자국의 여성평등 정책이 지나쳤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벨기에 브뤼셀 소재 싱크탱크 유럽정책센터(EPC) 보고서에 따르면 젊은 여성들이 더 진보적인 성향을, 젊은 남성들은 더 보수적인 성향을 띠고 있으며, 성별이 젊은 유럽 유권자들의 새로운 분열 구도로 떠올랐다.

유로뉴스는 "이러한 분열은 반페미니스트 세력의 유권자 영향력을 강화해 평등 정책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럽연합(EU) 전체에서 자살 사망자의 77%는 남성이다. 남성은 여성보다 조기 중퇴율이 꾸준히 높으며, 약물 남용, 범죄 또는 노숙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다.

지난해 덴마크는 '남성과 소년을 위한 양성평등 행동계획'을 처음으로 발표한 바 있다. 계획에는 청소년 성희롱 인식 제고 캠페인, 취약계층 아버지 지원책, 남성과 소년의 건강·교육·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계획 등의 사업이 포함됐다.

하우니케 장관은 "양성평등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라며 EU 전역에서 여성과 소녀들이 여전히 많은 장벽에 직면해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성들이 성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영역도 살펴봐야 하며, EU 집행위원회가 향후 EU 양성평등 전략에 이러한 점을 포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