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11m 파도 덮쳤다…'폭풍우 강타' 뉴질랜드 해안 대피령

시속 128㎞ 강풍에 공항까지 마비
활주로 항공기도 종잇장처럼 뒤집혀

뉴질랜드 웰링턴 교외 해안을 9일 폭풍우와 파도가 강타하고 있다. 11미터 높이의 파도가 도시 남쪽 해안을 덮치면서 수백 명의 주민들이 해변가 주택에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026.6.9 ⓒ AFP=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 일대가 9일(현지시간) 거대한 파도와 강풍을 동반한 폭풍우에 휩쓸려 도시 기능이 일부 마비됐다.

해안가 주민 수백 명은 긴급 대피했고 공항에서는 항공편 결항과 항공기 전복 사고까지 발생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웰링턴 해안가에 들이닥친 파도의 높이는 아파트 4층 높이와 맞먹는 11m에 달했다.

앤드루 리틀 웰링턴 시장은 파도가 몰아치기 전날 밤 오위로 베이와 아일랜드 베이 등 남부 해안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강제 대피령을 내렸다.

리틀 시장은 성명을 내고 "남부 해안가에서 반드시 벗어나 있어야 한다"며 "대피령을 거부하고 잔류하는 주민들은 구조대원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경찰은 해안으로 향하는 도로 곳곳에 차단선을 설치하고 주민들의 접근을 막으며 대피를 유도했다.

이번 파도의 위력은 이례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뉴질랜드 기상청은 웰링턴 항구로 유입된 파도 높이(11m)가 지난 2021년 브레이커 베이 주택 다수에 큰 피해를 줬던 폭풍 당시의 파고(6.5m)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라고 밝혔다.

이번 파도는 강풍까지 동반해 피해를 키웠다. 아일랜드 베이에서는 해안 도로 위로 파도가 쉴 새 없이 넘쳐흘러 지나가던 여성 2명이 강한 바람과 파도에 밀려 넘어지는 아찔한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하늘길도 마비됐다. 웰링턴 국제공항에서는 최대 시속 128㎞에 달하는 돌풍이 기록되면서 일부 항공편이 결항했다.

특히 공항 활주로에 멈춰 있던 현지 항공사 골든베이에어 소속 소형 비행기가 강풍에 힘없이 옆으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해 폭풍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다행히 항공기 안에 사람이 없어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번 비상사태는 파도의 빈도가 줄어들고 위험이 낮아짐에 따라 오후 5시 15분을 기해 해제됐다.

past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