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러 원유 수입중단 여부에 "에너지정책은 국익 최우선" 신중

트럼프 "모디 총리, 수입 중단 약속" 주장에 즉답 피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회담을 하고 있다. 2025.02.14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인도 정부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 여부에 대해 직접적인 확답을 피하며 자국 에너지 정책의 최우선은 국익이라고 밝혔다.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한다고 약속했다는 트럼프의 발언에 대한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인도가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하는 것에 불만이었다"며 "그러나 모디 총리는 오늘 나에게 이제 러시아로부터 석유를 사지 않겠다고 확약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도 외교부의 란디르 자이스왈 대변인은 16일 인도가 러시아에 대한 정책을 전환하는지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AFP 통신에 따르면 자이스왈 대변인은 성명에서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시장에서 인도 소비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 (인도 정부의) 일관된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그는 "인도의 수입 정책은 전적으로 (소비자 이익 보호라는) 목표에 따라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너지 정책의 두 가지 목표는 안정적 에너지 가격과 공급 확보"라며 "여기에는 시장 상황에 맞춰 에너지 조달원을 확대하고 적절히 다각화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 "수년 동안 에너지 조달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진전됐다"고 언급했다. 현 미국 행정부 역시 인도와의 에너지 협력 강화에 관심을 보였고 관련 논의도 진행중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인도는 석유 수요의 85% 이상을 수입하는데 전통적으로 중동 산유국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러시아의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이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를 내놓으면서 인도는 할인된 러시아 원유 수입을 크게 늘렸다.

인도는 이를 통해 물가 안정을 도모해 왔으며, 자국이 비(非)러시아 에너지 시장 참여를 줄이는 것이 국제 에너지 수급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자재 추적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인도의 수입 원유에서 러시아산 비중은 2022년 이전 2% 미만에서 2025년 9월 기준 34%로 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문제삼아 지난 8월 인도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50%로 인상하고, 트럼프 측근들은 인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자금을 대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