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KOVO컵 돌연 중단…FIVB와 협의 불발 시 남자부 취소

(여수=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배구 시즌 전초전으로 열리는 2025 여수·NH농협컵(KOVO컵) 남자부 경기가 개막 당일 돌연 중단됐다. 13일 밤 12시까지 대회 성격을 두고 평행성을 달리는 국제배구연맹(FIVB)과 협의가 불발되면 남자부 경기는 전면 취소될 예정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3일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OK저축은행의 제1경기를 마무리한 뒤 대회를 중단했다.

같은 날 오후 4시 열릴 예정이던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의 제2경기를 14일 오전 11시로 우선 연기했다.

이번 KOVO컵 중단은 KOVO와 FIVB 갈등 때문이다.

FIVB는 앞서 세계배구선수권을 마치고 최소 3주 이후 각국 리그가 열려야 한다며, 2025-26 V리그에 일정 조정을 요구한 바 있다.

2025 세계남자배구선수권은 12일부터 28일까지 필리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 때문에 대회 결승전이 펼쳐지는 28일로부터 3주 뒤인 10월 20일 이후부터 V리그 진행이 가능하다.

FIVB는 2025 세계남자배구선수권 기간 중 열리는 KOVO컵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전날(12일)에도 KOVO에 대회를 치르지 말라고 경고했다.

KOVO는 컵 대회를 비시즌 비연고지 팬들을 위한 이벤트성 경기라고 판단했지만, FIVB는 정식 대회로 간주하고 규정을 적용하면서 충돌했다.

코앞에 닥친 대회를 취소할 수는 없었던 KOVO는 우선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이 이뤄지지 않은 외국인 선수들을 제외하고 국내 선수만 출전하기로 사태를 수습했다.

이후에도 KOVO는 아시아 배구연맹(AVC)을 통해 FIVB를 설득했으나, 개막일 제1경기가 끝나기 전까지도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KOVO 관계자는 "결국 2경기를 우선 연기한 뒤, AVC를 통해 FIVB와의 대화를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만약 13일 자정까지도 FIVB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하면 남자부 대회를 취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1일부터 열릴 KOVO컵 여자부는 정상 개최될 예정이다.

남자부 2경기를 기다리던 관중은 장내 아나운서의 대회 중단 발표 이후 모두 체육관을 빠져나갔다.

KOVO는 연기된 남자부 경기 입장권을 전액 환불하기로 했다. 14일 오전 11시 치러질 경기는 무료입장하기로 결정했다.

KOVO 관계자는 "FIVB와의 시각 차이로 인해 물의를 일으켜 구단 관계자 및 선수단, 여수시 관계자 및 여러 스폰서, 그리고 여수 시민을 비롯한 배구 팬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앞으로 FIVB와 긴밀하게 소통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고개 숙였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