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한국, 이란 꺾고 '유종의 미' 거둔다
오늘 밤 9시 이란과 최종 예선 마지막 승부
비기기만 해도 월드컵 본선 8회 연속 진출
"반드시 이란을 이겨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놓고 한국과 이란이 격돌한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18일 오후 9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이란을 상대로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최종 8차전을 갖는다. 한국은 비기기만 해도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위업을 이룬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 17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경기 초반 흐름을 얼마나 가져오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이라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자신했다.
최 감독은 "그동안의 경기에서 나타난 불안 요소들을 걷어내기 위해 열심히 훈련을 했고 선수들 또한 의욕이 대단하다"고 밝혔다.
이어 "3주째 훈련을 하다 보니 팀이 점점 좋아진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선수들의 몸 상태, 전술적인 완성도도 만족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치열하게 본선 직행 티켓을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과 이란 사령탑은 경기 전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펼쳐왔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 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7차전을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더 밉다. 우즈베키스탄과 함께 월드컵 본선에 올라가는 게 좋다"며 "이란 원정에서 선수들이 겪었던 안 좋은 상황을 기억하고 있다. 반드시 이란한테 아픔을 줘야한다는 각오로 선수들과 준비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은 "최강희 감독은 이란 축구를 모욕했다. 이란 축구팬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한국 감독은 이란 원정경기에서 홀대를 당했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우리는 가능한 최고의 대접을 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최강희 감독이 우즈베키스탄과 함께 본선에 가고 싶다고 했는데 최강희 감독에게 우즈베키스탄 유니폼을 선물하고 싶다"고 비꼬기도 했다.
다시 반격에 나선 최강희 감독은 "케이로스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을 고향인 포르투갈에서 TV로 보게 될 것"이라고 응수했다.
양 팀 감독의 설전이 과열되자 국제축구연맹(FIFA) 감독관은 "감정을 상하게 하거나 상대방을 비하하는 내용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국은 홈에서 경기를 갖는데다 무승부만 기록해도 본선행을 확정지을 수 있기에 유리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란은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상대다.
한국은 역대 이란과의 상대 전적에서 9승 7무 10패로 근소하게 밀리고 있다. 지난 2012년 10월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 원정경기에서도 0-1로 패한 경험이 있다. 특히 한국에서 열린 이란과의 최근 3경기에서도 2무 1패를 기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홈에서 이란을 꺾은 것은 2005년 10월 열린 평가전(2-0 승)이다. 홈에서 갖는 경기지만 대표팀이 방심할 수 없는 이유다.
이날 경기에서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는 것은 수중전이다. 장마가 이번 주부터 시작됨에 따라 이란전 당일도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경기가 시작되는 18일 오후 9시께 울산문수경기장 주변 강수확률은 80%나 된다. 예상 강수량은 20~39mm다.
수중전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고공 플레이다. 한국은 지난 11일 우즈베키스탄전도 수중전으로 치렀다. 이날 경기에서 196cm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은 공중볼 다툼에서 많은 볼을 따내며 대표팀에 찬스를 만들어줬다.
이란 수비진에도 상당한 부담을 안길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우리 공격수의 머리를 노리고 올라온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 머리에 맞고 골대로 들어갔다. 악천후 속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통해 상대의 실수를 유도할 수도 있다.
따라서 뛰어난 제공권과 한방 능력을 갖춘 김신욱과 이동국(전북)의 선발 출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동국 또한 187cm로 큰 신장을 갖추고 있다. 체격에서 밀리지 않고 공중볼 다툼에서의 유리함을 앞세워 분위기를 잡아올 수 있다.
경기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신욱은 "지난 이란 원정 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아쉬웠다"며 "백 마디 말보다 경기에서 실력으로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란은 최종예선 7경기에서 단 2골을 실점하는 짠물수비를 펼쳐왔다. 이란전을 쉽게 풀어가기 위해서는 선제골을 반드시 뽑아내야 한다. 선제골을 위해서는 이청용(볼튼), 손흥민(레버쿠젠)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측면에서 좋은 크로스가 올라와야 공격수들의 득점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레바논·우즈베키스탄전에서 조커로 활용됐던 지동원도 교체 투입돼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카드다.
상대에게 선제골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서는 미드필드에서 부터 강력한 압박을 펼쳐야 한다. 수중전 상황에서 중거리슛은 매우 위협적이다. 골키퍼의 시야가 비로 인해 완전치 못하고 빗물에 미끄러워 공을 놓칠 수 있다.
이란의 자바드 네쿠남은 지난 12일 레바논전에서도 중거리 슛을 포함해 2골을 터트렸다. 최종예선 이란 원정에서도 대표팀은 네쿠남에게 골을 허용하며 패배했다. 이번 경기에서도 이란의 키 플레이어인 네쿠남 봉쇄가 승부의 관건이 될 수 있다.
중거리슛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서는 중앙 미드필드에서부터 이란 선수들을 압박하며 차단해야 한다. 하지만 중앙 미드필드의 김남일(인천)과 수비의 핵심 곽태휘(알 샤밥)는 부상으로 이날 선발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다. 또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활약한 박종우(부산)는 경고누적으로 출전할 수 없다.
곽태휘는 지난 17일 비공개 훈련에서 대부분의 훈련을 소화하며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곽태휘가 출전하게 될 경우 수비진은 지난 우즈벡전과 마찬가지로 곽태휘와 김영권(에버그란데)이 중앙을, 김치우(서울)와 김창수(가시와 레이솔)가 좌우 측면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아직 출전 가능성에 대해 속단하기는 이르다. 곽태휘가 출전할 수 없다면 수비진에는 전북에서 활약 중인 정인환 또는 김기희(알 사일리아)가 공백을 메울 것으로 예상된다.
곽태휘와 달리 김남일은 16일 훈련에서 별도의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일이 빠질 경우 중원은 우즈벡전 '깜짝 스타' 이명주(포항)와 지난 레바논전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김보경(카디프시티)의 기용 가능성이 높다. 또한 중앙 수비수 장현수(도쿄)를 미드필드로 끌어올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는 한국과 이란, 우즈벡과 카타르의 경기가 동시에 치러진다.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은 단 2장, 어느 나라가 최종예선 마지막 날 웃게 될지 주목된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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