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지배하는 '불펜투수' 문동주…불붙은 삼성 타선 완벽 봉쇄[PO]
1·3차전 구원 등판해 6이닝 무실점 역투…1승 1홀드
폰세·와이스·류현진 두들긴 삼성, 문동주에 속수무책
- 권혁준 기자
(대구=뉴스1) 권혁준 기자 = 한화 이글스의 '방패'와 삼성 라이온즈의 '창'이 맞붙는 플레이오프(PO)가 예상과 전혀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삼성의 대포군단이 한화의 강력한 선발진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지만, '불펜투수' 문동주(22)에 꽁꽁 묶이면서 탈락 위기에 몰렸다.
한화는 지난 2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PO 3차전에서 5-4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2승1패가 된 한화는 남은 2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2006년 이후 19년 만의 한국시리즈(KS) 진출에 성공한다.
현재까지 이번 시리즈를 지배하는 단 한 명을 꼽으면 단연 문동주(22)다. 당초 4차전 선발로 낙점됐던 그는 1, 3차전에서 잇달아 구원 등판해 삼성의 강타선을 틀어막고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문동주는 완전히 불이 붙은 삼성의 타선을 제어하고 있는 유일한 투수다.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 류현진 등 한화의 내로라 하는 리그 최강 선발진도 못 했던 일이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1차전을 앞두고 일찌감치 문동주의 불펜 투입을 예고했다. 강력한 구위를 갖춘 문동주를 '필승조'로 가동해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를 잡고 가겠다는 계산이었다.
문동주는 기대에 부응했다. 그는 9-6으로 앞선 7회 폰세에 이어 마운드를 이어받아 2이닝을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투구수는 29개.
선발로 나설 때도 강한 구위가 돋보이는 투수였지만, 짧은 이닝을 던지니 그 장점이 더욱 돋보였다. 그는 이날 최고 시속 161.6㎞까지 찍으며 개인 최고 구속을 경신했다. 김성윤에게 맞은 유일한 피안타도 빗맞은 행운의 안타에 가까웠다.
한화는 9회 마무리 김서현이 흔들렸지만 9-8 신승을 거뒀고, 문동주는 홀드와 함께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한화가 2차전을 내주면서 김경문 감독은 '불펜투수 문동주' 카드를 다시 만졌다. 3차전을 반드시 잡기 위해선 다시 한 번 문동주의 힘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한화가 5회초 5-4 역전에 성공하고 6회말 무사 1루에 몰리자 김경문 감독은 다시 문동주를 마운드에 올렸다. 생각보다 이른 등판이었다.
문동주는 1차전처럼 160㎞를 상회하는 강속구를 던지진 못했지만, 그래도 150㎞ 중반의 빠른 공을 지속적으로 뿌렸다. 6회부터 9회까지 무려 4이닝을 책임지며 58구를 던졌다. 사실상 '준 선발투수'나 다름없는 이닝 소화였다.
이날 경기에서 선발 류현진이 4이닝을 소화한 채 물러났고, 5회 리드를 잡은 뒤 등판해 1이닝을 막았다. 이후 문동주가 남은 이닝을 책임졌기에 김범수가 승리, 문동주가 세이브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기록원의 판단에 따라 이날 승리는 문동주에게 주어졌다. 이날 경기에서 팀을 승리로 이끈 결정적인 역할을 문동주가 했다고 본 것이다.
삼성으로선 문동주 한 명을 당해내지 못해 벼랑 끝에 몰린 모양새가 됐다. 삼성은 1차전 리그 최강 투수 폰세에게 6득점, 2차전 와이스를 두들겨 4점을 뽑았고, 3차전에서도 베테랑 류현진에게 4점을 냈다. 타선은 충분히 제 몫을 했다.
하지만 문동주에게 6이닝 동안 꽁꽁 묶인 것이 결정적이었다. 가장 중요한 순간 마운드에 올라 강속구를 뿌려대는 '불펜투수' 문동주는, 이번 시리즈를 치르는 삼성엔 '저승사자'와도 다름없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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