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감독도 놀란 최원태 깜짝 활약…"올해 최고의 투구" [준PO1]

삼성, SSG에 5-2 승리…최원태 6이닝 8K 무실점
박진만 감독, 2차전도 총력…"이길 수 있을 때 밀어붙여야"

9일 오후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삼성 박진만 감독이 5대2 승리 후 선발투수 최원태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5.10.9/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인천=뉴스1) 이상철 기자 =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기대 이상의 호투로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 승리를 이끈 최원태에게 박수를 보냈다.

박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SSG 랜더스에 5-2로 승리했다.

적지에서 먼저 1승을 따낸 삼성은 플레이오프 진출의 유리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삼성의 승리를 이끈 주역은 선발 투수 최원태였다.

최원태는 6이닝 동안 93구를 던지며 2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SSG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삼성은 최원태가 마운드에 버티는 동안 이재현의 솔로포와 김영웅의 투런포 등으로 5점을 뽑아 승기를 잡았다.

이 경기 전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평균자책점 11.16으로 큰 경기에 약했던 최원태는 징크스를 깨고 개인 첫 가을야구 승리를 수확했다. 아울러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돼 상금 100만 원을 받았다.

9일 오후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삼성 선발투수 최원태가 6회말을 무실점으로 마친 뒤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5.10.9/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경기 후 박 감독은 최원태에 대해 "올해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이렇게까지 선발 투수로서의 활약을 할 거라고 생각 못했다"며 "볼넷을 한 개만 내줬다. 정규시즌 때 힘들어한 부분도 완벽하게 씻어냈다"고 극찬했다.

최원태는 앞서 지난 6일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7회 두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했지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는 등 공 4개만 던지고 강판했다. 사흘 만에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인 것.

박 감독은 "최원태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자신감을 잃은 상태였다. 오늘 경기를 계기로 더 좋아질 것"이라며 "선발진에 큰 도움이 됐다"고 엄지를 들었다.

침체했던 타선이 살아났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삼성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두 경기에서 안타 6개(팀 타율 0.115)에 그쳤지만,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홈런 두 개 포함 9안타를 몰아쳤다. 주춤하던 4번 타자 르윈 디아즈도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9일 오후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삼성 선수들이 5대2 승리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5.10.9/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박 감독은 "1회초 선두 타자 이재현이 홈런을 쳐서 분위기를 가져왔다. 이 홈런으로 가라앉았던 타선의 분위기가 올라왔다. 여기에 김영웅의 투런포로 승기를 잡았다"며 젊은 야수들의 활약에 웃었다.

이재현의 1회초 선두타자 초구 홈런은 포스트시즌 통틀어 최초의 기록이다. 또한 이재현은 3타수 1안타(1홈런) 2사사구 1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박 감독은 "이재현이 1번 타자로서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타격감도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가장 좋다. 공수에 걸쳐 잘해주고 있어 그의 존재 여부가 팀에 큰 영향력을 끼친다"며 "이재현은 물론 김영웅도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경험하면서 많이 성장했다. 각자 큰 경기에서 자기 플레이를 펼쳤다"고 칭찬했다.

또한 박 감독은 "디아즈가 잘 때린 타구는 아니지만 코스가 좋아 안타로 이어졌다. 타격감이 살아나는 것 같다. 디아즈가 잘 쳐야 팀 분위기도 올라올 수 있다"며 "이제 (올해 포스트시즌 무안타를 기록 중인) 구자욱만 살아나면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경기의 승부처는 8회말이었다.

삼성은 8회말 2사 만루 위기에 몰렸고, 직전 타석에서 홈런을 쳤던 고명준이 방망이를 잡고 있었다.

9일 오후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삼성 구원투수 이호성이 8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SSG 고명준을 땅볼 처리 후 포효하고 있다. 2025.10.9/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홈런 한 방이면 전세가 뒤집힐 수 있는 상황에서 삼성은 투수 교체 없이 이호성에게 마운드를 맡겼다. 그리고 이호성은 고명준을 3루수 땅볼로 유도해 무실점으로 막았다.

박 감독은 "오늘 이호성의 구위가 워낙 좋았다. 최일언 코치와 논의했고, 이호성의 구위를 믿고 밀어붙이기로 했다. 이호성이 오늘 경기를 바탕으로 한 단계 성장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세를 탄 삼성은 헤르손 가라비토를 선발 투수로 내세워 2차전 승리를 노린다.

박 감독은 "단기전에서는 승리할 상황이 올 때 밀어붙여야 한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불펜 투수들이 자기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야수들도 타격감이 좋아진 만큼 내일 더 편하게 경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가라비토에 대해서는 "투구 수 제한은 없다. 갈 수 있을 때까지 던지게 할 것"이라며 "최원태처럼 자신 있게 공을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