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0.29' 에이스 네일의 품격…"스위퍼·투심 생각대로 잘 돼"

5경기 31이닝 1실점…"승리투수 놓쳤지만 팀 승리에 만족"
"부상 선수 많지만 변명 안 돼…백업 선수들 발전은 고무적"

KIA 타이거즈 제임스 네일. /뉴스1 DB ⓒ News1 공정식 기자

(광주=뉴스1) 권혁준 기자 = '31이닝 1실점.'

KIA 타이거즈 제임스 네일(32)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지난 시즌에도 에이스로 팀의 통합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 올 시즌은 초반이긴 하나 그 이상의 활약상이다.

네일은 지난 1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91구를 던지면서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네일은 0-0의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KIA는 7회말 터진 최원준의 결승 홈런으로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로 네일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0.29까지 낮아졌다. 5경기에서 31이닝을 소화하며 실점이 단 1점뿐이다. 아직 표본이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도 고개가 가로저어지는 성적표다.

KBO리그 '레전드 투수' 출신인 KT 이강철 감독도 "올 시즌 외국인 투수들이 전반적으로 좋은 기량을 펼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네일이 가장 좋은 것 같다"고 극찬할 정도다.

네일은 지난 시즌 26경기에 등판해 12승5패 평균자책점 2.53으로 활약했다. '타고투저' 흐름에서도 주무기 스위퍼를 앞세워 타선을 꽁꽁 묶었다.

올 시즌은 공략이 더 어려워졌다. 주무기 스위퍼의 위력이 여전한 데다, 투심 패스트볼이 더 강력해졌다.

KIA 타이거즈 제임스 네일. / 뉴스1 DB ⓒ News1 공정식 기자

네일 스스로도 이를 체감하고 있다. 그는 "작년보다 투심이 더 효율적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면서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 많이 구사하면서 자신감도 높아졌다"고 했다.

지난해 타구에 맞는 큰 부상을 당하고도 한국시리즈에 돌아와 호평을 받았던 '워크에식'은 올해도 여전하다. 개인의 승리보단 팀 승리를 중요하게 여기고, 팀 에이스로서의 역할도 크게 생각하고 있다.

네일은 "시즌 초반 팀원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그것이 변명이 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김규성이나 변우혁 같은 백업 선수들이 크게 발전을 하고 있다는 건 고무적"이라고 했다.

이날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내가 마운드에 내려온 뒤 홈런이 나왔지만, 팀 메이트들이 미안하다고 얘기해줬다"면서 "나는 내 역할을 다했고, (2번째 투수) 조상우 선수가 1승을 추가했기 때문에 그것으로도 만족한다"며 웃었다.

시즌 전 '강력한 1강'으로 평가받던 KIA는 시즌 초반 주축 선수들의 부상에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확실한 기량과 마음가짐을 갖춘 에이스 네일의 존재는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하는 존재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