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8일 앞두고 데뷔 첫승…SSG 이기순 "좋은 기분으로 군대 간다"
10일 상무 입대…"감독님께서 선물 주셨고, 기회 잡았다"
"체력 보완·변화구 개발…좋은 선배들에게 많이 배우고파"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입대를 8일 앞둔 마지막 등판에서, 프로 데뷔 첫 승리를 올렸다. 확률상 쉽게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 나왔는데, SSG 랜더스의 3년 차 좌완 이기순(21)은 기쁘면서도, 착잡한 감정이 교차했다.
이기순은 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 1⅔이닝을 2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202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42순위로 지명된 이기순은 작년까지는 2군에 있는 시간이 더 길었던 투수다. 지난해까지 1군에서 2경기를 뛰는 데 그쳤던 그는 올해 1군에서 대체 선발과 롱릴리프 등으로 기회를 받기 시작했다.
이날 경기는 이기순의 개인 12번째 1군 등판이었는데, 그는 행운의 구원승을 올렸다.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이기순이 입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10일 논산훈련소로 입대해 상무에서 군복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경기 후 만난 이기순은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기다리던 데뷔 첫 승이었지만, 1년 6개월간 팀을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착잡한 마음도 느껴졌다.
이기순은 "원래 이런 상황에 등판하는 일이 많지 않은데, 감독님께서 입대 전 좋은 기회를 주셨다"면서 "부담스럽진 않았고, 마지막 등판인 만큼 잘하고 싶었는데 기회를 잘 잡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데뷔 이후 2군에서 있었던 시간이 길었다. 올해 1군에서 많이 뛰긴 했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크다"면서 "그래도 군대 가기 전에 1승을 할 수 있어서 좋은 기분으로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기순은 상무에서 더 발전해서 돌아오겠다고 했다. 그는 "좋은 선배 투수들이 많은 만큼, 자주 찾아가서 많이 배울 생각"이라면서 "체력도 더 길러야 하고, 변화구도 보완해야 한다. 아직 부족한 게 많다"고 했다.
인터뷰를 마친 뒤 SSG 선수들은 떠나는 후배 이기순을 격하게 격려했다. 첫 승을 기념해 물세례를 퍼부었고, 마지막엔 "잘 갔다 오라"고 했다.
이기순도 선수단과 인사를 나누며 짧은 작별을 고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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