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자서전 통해 무슨 말 하고 싶었나

"끝은 집착서 해방, 시작은 자유 향한 레이스"

前 메이저리거 박찬호가 18일 서울 중구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자전 에세이 '끝이 있어야 시작도 있다'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3.6.18 머니투데이/뉴스1 © News1

"저의 끝은 야구의 집착에서 벗어나는 것이고, 시작은 자유를 향해 달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솔직히 은퇴를 생각할 때는 두려웠던 게 사실인데, 막상 하고나니까 세상이 더 넓게 보이더라고요. 제 야구인생 30년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 투수. 아시아 선수로 메이저리그 최고 기록을 세운 코리안 특급 박찬호(40)가 지난해 11월 30일 은퇴를 선언하고 마운드를 떠난 지 7개월만에 자신의 야구인생을 담은 책을 들고 돌아왔다.박찬호는 18일 서울 중구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자전 에세이 '끝이 있어야 시작도 있다' 출간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책에는 저의 절박함과 진실이 들어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은퇴를 하고나서 '멘붕'(멘탈붕괴)이 왔다는 그는 이유 없이 우울해지기도 했고 슬퍼지기도 했단다.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인가부터 하루, 한 달, 1년 단위로 촘촘하게 짜인 계획대로 생활했던 그가 이제 다른 삶을 살게 된 것에 대한 불안함 때문이다.

"아침에 눈뜨면 자연스럽게 팔굽혀펴기를 하고 명상을 하면서 이미지트레이닝을 습관적으로 했는데요, 어느 순간 '어? 이거 안 해도 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제가 사는 22층까지 늘 계단으로 오르내리며 운동을 했는데 '이젠 엘리베이터를 타도 되는구나' 싶었고요."

그런 당연했던 일상이 하나씩 깨지면서 충격도 받고, 제대로 살고 있는 건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했단다.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이야기를 술술 털어놓는 그는 어느덧 마흔 살의 소탈한 에세이 작가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박찬호는 "어떤 일이든 도전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주고 동반자 역할을 하는 것은 자신 있다"며 "이제는 야구선수로서 공을 던지진 않지만,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인으로서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 입장에서 류현진 선수(26·LA 다저스)의 출발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그는 "류현진은 정확하게 공을 컨트롤하는 선수로, 한국 야구를 검증시켰다"고 칭찬했다.

류현진의 활약을 보며 자신의 선수생활 때는 미처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돌아보게 됐다는 그는 "현진이가 무척 대견하고 잘 하지만 '긴 여행이 시작된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매 경기가 아니라 길게 보고 하나씩 쌓아나가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이제 유니폼을 벗고 평범한 한 남자로 돌아온 박찬호는 이번 책에서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문을 연 선구자로서의 소회와 미국 생활 뒷이야기, 코리안 특급으로서의 삶과 인간 박찬호의 삶, 야구와 가족에 대한 사랑, 한국야구의 발전 방안 등을 담았다.

그는 책에서 "해보지 않은 일에 완벽한 준비라는 게 있을 수 있겠냐"며 "도전과 시련은 원래부터 하나로 뭉쳐져 있기 때문에 가보지 않은 길을 미리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삶의 도전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이 말은 이제 제 2의 인생을 펼치기 시작한 박찬호 자신에게도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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