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진드기 바이러스 사망, 국내 두번째 확인(종합)

강원이어 제주 사망환자 SFTS 감염 확진…60·70대 고령
전국 하루 3~6건 신고…작은소참드기 5~8월 활동
보건당국 '쉬쉬', 늑장대응 도마위에

김영택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율곡로 보건복지부에서 'SFTS(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바이러스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News1 이광호 기자

살인진드기 바이러스로 인한 국내 사망환자가 두명으로 늘었다.

지난 21일 첫번째 사망환자가 보고된 지 이틀만이다. 사망 두건 모두 고열과 설사 증세를 보였고 60·70대 고령환자였다.

바이러스를 옮기는 매개체인 작은소참진드기의 활동시기는 5~8월로 야외활동이 많은 시기여서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방역당국의 늑장대응도 도마위에 올랐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지난 16일 사망한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환자 강모씨(73)가 살인진드기 바이러스인 SFTS(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한 것으로 확진됐다"고 23일 밝혔다.

강씨는 과수원과 농장을 운영해왔고 2일 발열, 오한, 근육통 등이 발생해 A병원에서 쯔쯔가무시증 의심하에 항생제 치료를 했지만 호전이 없었다. 당시 가스과 등 부분에 벌레에 물린 자국, 양쪽 겨드랑이 림플절종창 등이 확인됐다.

8일 제주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왔고 10일 증상악화로 중환자실로 이동됐다. 중환자실에서 호흡기 치료를 받아오던 중 16일 오전 6시37분께 패혈성쇼크로 숨졌다.

병원 측은 살인진드기 감염의심 소견을 내놨고 질병관리본부가 10일 강씨의 혈액을 체취해 역학조사를 해왔다.

앞서 질병관리본부는 이틀전인 21일에도 지난해 8월 사망한 강원도 여성(63)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SFTS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살인진드기 감염 의심사례 신고는 계속 늘고 있고 21일 사망환자 발표 이후 신고건수가 더욱 급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23일에는 서울 구로구 고대병원에 입원 중인 최모씨(77·여·충남 홍성군)가 SFTS 의심증상을 나타내 신고가 접수됐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하루 3~6명 정도 신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달들어 22일 오후까지 전국에서 13건이 신고됐고 23일에도 신고건수는 계속 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살인진드기 감염률이 일본과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본은 올들어 15건의 감염사례가 보고됐고 이중 8명이 사망했다.

살인진드기에 대한 공포가 커지며 감염 의심사례의 추가 신고건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지만 주무기관인 질병관리본부는 오히려 '쉬쉬'하며 늑장대응에 나서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국내 첫 살인진드기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사망판정이 내려진 강원도 환자의 경우 지난해 8월에 발병했지만 역학조사 결과는 1년 가까이 지난 이달에서야 발표됐다.

특히 이 환자의 가족들은 지난해 8월 당시 벌레 물린 자국을 보고 당국에 정밀검사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질병관리본부는 21일 바이러스 감염 사망환자 발표 당시에도 "진드기에 물린다고 다 SFTS에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진드기의 비율은 전체 0.5% 이하에 불과하다. 국내 바이러스가 존재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해석해야 하는 게 맞다. 중국의 치사율은 6%로 나머지 94%는 자연치유되고 있다. 살인이라는 말을 쓰지 말아달라"며 사태 축소에만 급급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제주도에서의 감염 의심환자 발생과 사망사실도 바로 밝히지 않았었다.

제주도 환자의 감염 의심신고 사실은 이달 13일 지역신문을 통해 알려졌고 16일 사망 당시까지 보건당국의 언급은 없었다.

보건복지부는 이틀이 지난 18일에서야 역학조사, 의료기관 신고사례 등 10건의 의심사례를 조사 중이라고만 밝혔었다.

또 일본에서 올해 1월 최초 사망사례가 확인됐지만 3개월이 지난 4월에서야 진단 신고기준을 만들어 전국 병원에 배포했다. 이 과정에서 이렇다 할 대국민 홍보활동도 펴지 않았다.

SFTS 바이러스는 2005년 일본에서 처음 신고됐다. 지난 1월 첫 감염 사망사례가 발생했고 올해들어 8개현에서 15건의 의심사례가 신고돼 이중 8명이 사망했다.

중국은 2009년 처음 신고된 이후 2047명이 감염됐고 이중 129명이 사망했다. 현재도 중부·동북부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한해 수십명이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목숨을 잃고 있다.

국내 살인진드기 바이러스 치료법은 아직 없고 치사율은 5% 미만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감염보고 4년만에 이미 사망원인도 밝혀졌고 간편시약도 나와 있다.

보다 신속하게 백신과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면서 중국질병관리본부를 통해 국제적 수준의 논문도 나오고 있다.

senajy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