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원 서강대 교수의 '창조경제' 정의는?

"새마을운동 같은 새 모델, '사람 중심' 경제 패러다임"
"ICT·과학기술 양날개, 부처 칸막이 없앤 '협업' 관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및 방송법 개정'에 관한 공청회에서 현대원 서강대학교 교수가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 News1 이종덕 기자

'창조경제(Creative Economy)'가 화두가 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목표인 '창조경제'에 화답하기 위해 정부는 물론 경제계도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러나 '창조경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개념 이해는 쉽지 않다.

개념이 추상적이다보니 주요 인사들마다 제각각 해석을 내놓고 있어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첫번째 국정목표인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6대 추진전략에 담긴 과제들도 과거 정책을 답습해 '창조'라는 말만 바꿨을 뿐 특별히 새로울 게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창조경제'라는 국정목표 과제 도출의 핵심 산파 역할을 한 현대원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에게 '창조경제'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 '창조경제'에 대한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창조경제'의 개념은 정확히 무엇인가.

▶ '창조경제'의 중심은 대통령께서 대선 때 여러차례 분명하게 말했다.

'국민들이 꿈과 희망을 갖게 하자, 그러기 위해선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 그게 뭘까? 결국 창의력과 상상력이 ICT(정보통신기술), 과학기술 등과 만나게 되면 양질의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지게 되고 기존 산업들과 융합을 통해 새로운 성장엔진이 작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고 경제가 살아나면 삶의 질이 향상된다. 그런 게 행복한 국가가 아닌가. 쉽고 선순환적인 개념이다.

'창조경제'에는 몇가지 특징이 있다. 이런 특징들을 잘 들여다보면 '창조경제'에 대한 이해가 쉬워진다.

우선 '창조경제'는 그 궁극적 목표가 국민행복이다. 경제적 이익 창출을 궁국적인 목적으로 했던 기존의 벤처경제나 시장경제보다는 한단계 높은 개념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가통치 철학이 담겨있다고 봐야 한다.

대한민국이 물질적으로는 많은 발전을 이루었지만 사람들은 늘 쫓기고 불행하다고 느끼며 희망이 없다고 말한다. 이런 것들을 정상화시켜 주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 '창조경제'다.

현재의 산업체계나 경제체계에서는 젊은이들이 보람있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찾기도 미래의 희망을 찾기도 쉽지 않은 구조다.

지금까지 경제의 중심축을 이루었던 굴뚝산업들은 성장도 제한적이고 특히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는 많은 한계가 있다. 오히려 산업이 발전할수록 좋은 일자리는 줄어드는 패러독스가 작동하고 있다.

특히 우리의 강점인 ICT 제조업은 경제 견인 효과는 매우 크지만 양질의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들기 쉬운 대표적 산업이다. 우리의 산업 체질을 ICT 제조업에서 ICT 서비스 분야로 바꿔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구글같은 기업들이 역동적으로 치고 나올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이 쓰고 있는 스마트폰만 하더라도 연관된 무수히 많은 기회와 가능성이 넘쳐난다.

그러나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 보면 우리는 이러한 변화에 너무 안이하게 대처해 왔다고 본다. 오히려 규제논리가 시장을 누르고 관련 정책간 엇박자도 적지 않았다.

정부가 해야 할 방향은 명확하다고 본다. 규제 혁신을 통해 창업하고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세계는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총없는 치열한 전쟁이 계속되는데 우리나라에만 통하는 규제틀을 계속 고집해서는 창조경제는 시작도 할 수 없다.

그래야 젊은이들의 생각이 바뀌고 도전정신도 다시 불붙을 수 있다. 벤처를 하면 패가망신한다는 공식이 그들을 짓누르고 있다.

그런 젊은이들에게 무조건 꿈을 가지고 창업을 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라고 권할 수 있겠는가?

'창조경제'는 바로 그런 환경을 조성해주고 젊은이들에게, 벤처를 하다가 실패한 이들에게, 그리고 직장에서 밀려난 중년들에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희망을 주는 총체적 국가 프로젝트인 셈이다.

'창조경제'의 또 다른 특징은 성장과 복지가 동시에 작동하는 융합체계라는 점이다.

보통 경제는 성장을 의미한다. 그러나 사람중심의 '창조경제'는 성장과 복지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특징을 지닌다.

예를 들어 보건의료와 ICT가 융합하면 소위 '헬스2.0' 산업이 만들어지는데 미국이 보건의료 혁신의 해법으로 삼고 있는 새로운 접근법이다.

놀라운 정보통신기술을 의료와 접목시켜 국민 건강의 질과 편리함, 만족감 등은 높이고 반면에 비용은 줄이는 혁신을 의미한다.

이렇게 헬스2.0 산업은 신성장 산업으로서 많은 양질의 일자리도 만들고 경제성장에도 큰 기여를 하지만 동시에 국민복지 향상에도 큰 기여를 하게 돼 성장과 복지가 동시에 작동하게 되는 것이다.

- '창조경제'의 핵심 개념을 ICT로 이해해도 되나.

▶ ICT가 단·중기적으로는 핵심 성장엔진이자 든든한 인프라임은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과학기술이 미래성장의 핵심이다. 이처럼 ICT와 과학기술이 창조경제의 양날개인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경제가 대기업 중심의 탑다운 방식이었다면 우리가 지향하는 '창조경제'는 버텀업 방식이다.

시장에서, 길거리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스스로 표현하기를 즐기고 소셜네트워킹을 통해 자유롭게 소통하는 이들이 창조경제의 주체다.

아이디어를 갖고 ICT와 과학기술을 접목시켜 창업도 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도 창출하는 '사람이 중심'인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 '창조경제'이다.

경제의 메인스트림에서 소외됐던 중소벤처들과 국민들이 이제는 당당한 중심세력으로 거듭나야 한다.

아이디어 만으로도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금을 지원받고 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원스톱 솔루션 지원센터 등을 통해 창의력과 상상력 그리고 벤처기술들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는 역동적 변화들이 이 사회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그렇게 될 때 이 나라는 희망이 있다. 은퇴를 앞둔 40~50대, 벤처에서 깨진 사람들도 다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 ICT 서비스업이란.

▶ 스마트 애플리케이션, 위치기반 서비스, 상황인지 서비스, 증강현실, 클라우드, 빅데이터,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M2M 등 무궁무진한 새로운 엔진들이 넘쳐난다.

요즘 젊은이들이 즐겨하고 또 하고 싶어하는 분야들이다. 이쪽에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줘야 한다.

한류, 케이팝과 같은 콘텐츠들도 소수 연예기획사의 전유물이 아니라 그것들을 ICT와 접목해 다양한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디바이스 등으로 연결되는 수많은 CPND 생태계의 기회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 미래창조과학부가 '창조경제'를 주도하게 되나.

▶ 미래창조과학부는 과학기술과 ICT의 발전, 이를 통한 선도산업들의 발전 등에 직접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창조경제가 완성되는 것이 아님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얘기라고 본다.

창조경제의 성공은 여러 관련 부처들간 협업에 달려있다. 문화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과 긴밀하게 협업해야 할 많은 과제들이 있다.

이들 유관부처간 협업이 어떻게 진행되는가가 창조경제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할 것으로 본다.

그런데 한가지 주의할 것은 ICT를 여러 산업의 기반 정도로 여긴 정책적 실패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투트랙으로 봐야 한다. ICT는 독자적으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도록 키워야 한다. 동시에 그러한 최고 수준의 ICT를 다른 기존 산업들과 융합시켜 새로운 성장동력들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 미래창조과학부에 힘이 실릴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 미래창조과학부에 부여된 소명은 ICT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성장 엔진 역할을 하도록 발전시키고 진흥시켜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동시에 다른 부처가 주관하고 있는 산업들, 즉 농업, 보건의료, 교통, 문화, 환경, 국방 등 산업들과 연결되면 거기에서 굉장히 다이나믹한 새로운 엔진들이 만들어진다.

이처럼 산업 전반에 다양한 성장엔진들이 새롭게 불붙어야 창조경제가 성공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범부처간 조정자로서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동시에 특히 시장참여자들에 대해서는 '을'의 마인드, 열린 자세를 가져줄 것을 기대한다.

- '창조경제'라며 여기저기서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창조경제'라고 말할 수 있는 정책은.

▶ 정부가 '창조경제'에 대한 마스터 플랜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러 부처들이 함께 고민해서 좋은 안을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다려주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많은 분들이 좋은 아이디어와 제안들을 하고 계시고 그 중에서 좋은 내용들은 정부가 만드는 창조경제 실행방안에 포함될 것으로 본다.

그리고 이미 발표된 140개 국정과제만 봐도 창조경제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좋은 안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와 정책 못지않게 이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그리고 성공적으로 실행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방법론의 문제이다. 이 부분에 대한 많은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 우리의 '창조경제'가 이스라엘을 모델로 삼아야 하나.

▶ 이스라엘은 배울 점이 많은 좋은 모델이다. 우리는 산업사회에서는 미국과 일본을, 이동통신은 스캔디나비아 국가들을 벤치마킹했듯이 벤처 문화나 제도와 관련해 이스라엘을 벤치마킹하는 것은 좋은 접근법이라고 본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우리가 추구하는 '창조경제'의 절대적인 모델로 보는 시각은 조금 과도함이 있다고 본다.

우리와 산업의 발전 양상도 다르고 주력산업도 다르고 역사문화도 다르며, 무엇보다 젊은이들의 끼와 재능도 같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창조경제'는 새마을운동과 같은 우리나라만의 새로운 모델이라고 본다.

영국의 창조산업, 이스라엘의 후츠파 등 여러 좋은 사례들을 받아들이고 한국적 특성과 상황을 잘 반영해서 우리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을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본다.

- '창조경제' 구현이 성공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 창조경제는 대통령의 국정목표이자 철학이자 소신이다. 이것을 어떻게 실질적인 레벨에서 각 부처의 정책으로 만들어지고 또 어떻게 현장에 접목돼 풀려나올 것인가가 중요하다.

다시 강조하자면 부처간 칸막이를 없애고 실질적인 협업체계가 구축되지 않고는 창조경제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본다.

여러 부처간 효율적인 협업을 통해 모든 정책적 자원들이 유기적으로 동원되고 배분되면서 대통령께서 구상하는 그림들이 실제적인 경제상황 속에 잘 접목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원 교수는△현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신문방송학과 교수 △템플대학교 대학원 텔레커뮤니케이션정책학 박사 △2006.10~ 다음 열린사용자위원회 위원장 △한국디지털컨텐츠전문가협회 회장 △정보통신부 신성장동력추진위원회 위원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실무위원회 위원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자문위원 △한국영상자료원 이사 △아시아영화연구학회(ACSS) 한국대표

senajy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