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 감추고 선행 베푼 경찰, 그의 '엔젤스토리'
한부모 지원 사회복지시설 운영 가게서 2년간 '남몰래 선행'
'서대문 경찰서를 빛나게 하는 최고의 멋쟁이 착한 이상도 경찰관님을 소개합니다'
5일 서대문경찰서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해당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서울 은평구 역촌동에 있는 '엔젤스토리' 운영자였다.
엔젤스토리는 한부모 사회복지시설 두리홈이 운영하는 가게다. 가게 수익금은 미혼모들의 자녀양육비를 지원하는데 쓰인다.
가게는 2010년 11월 문을 열었다. 글쓴이가 '최고의 멋쟁이 착한'이라고 표현한 이상도(55) 서대문 경찰서 홍은파출소 경위는 가게에 자주 들러 올 때마다 쓰지도 않을 물건을 많이 사갔다. 수익금이 미혼모를 지원하는데 쓰인다는 걸 알고서다.
두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한 이 경위는 가게 '알바생'들이 대부분 돈이 없어 공부를 할 수 없는 학생들이라는 사실을 알고난 뒤에는 알바생들에게 '맛난' 빵과 음료 등을 사주며 격려하기도 했다.
그의 '엔젤스토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 경위는 가게에 매달 후원금을 건넸다. 지난해 12월에는 10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눈이 유난히 많이 왔던 지난 겨울의 어느날에는 이른 아침 가게로 나와 가게 앞마당에 쌓인 눈을 치웠다. 종종 물건 배달도 도왔다.
서대문경찰서 홈페이지에 올라온 해당 글. © News1
그렇게 2년이 지난 어느 날, 가게 운영자는 홍제동에서 제복을 입고 있던 이 경위와 마주쳤다. 우연한 만남이었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이웃 아저씨'의 정체가 경찰이라는 걸 알았다.
그가 '쓸데 없이' 많은 물건을 사간 이유도 그 만남 이후 알게됐다. 파출소에서 근무하며 관내 주민 사정에 대해 잘 알고 있던 그는 엔젤스토리에서 사간 물건을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 나눠줬다.
글쓴이는 "사회복지사로 오랜세월 시설에서 근무하다보니 세상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며 "그 중에서도 이상도 경찰아저씨가 우리들에게 최고의 착한 아저씨"라며 글을 맺었다.
동료들조차 이 경위의 이런 선행을 해당 글이 올라오고 난 뒤에야 알았다.
같은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한 동료는 "홈페이지에 글이 올라온 뒤에야 그런 사실을 알았다"며 "이 경위는 학교로 말하면 범생이다. 나보다 어리긴 하지만 일도 잘하고 성실하다"고 치켜세웠다.
다른 동료도 "베푸는 게 몸에 벤 분"이라고 그를 칭찬했다.
이 동료는 "팀원들 근무할 때 간식도 자주 사와 나눠준다. 한 번은 경찰서 갔다가 근무하는 의경을 보고 아들같아 보였는지 근처에 데려가 밥을 사주기도 했다"며 "고장난 시설이 있으면 먼저 나서서 고치고 보일러실 청소같은 궂은 일도 스스로 나서서 하신다"고 말했다.
hw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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