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들, 사측 동원 용역과 밤샘 대치

편집국 위치 15층 비상구 열려…바리케이트 두고 대치

한국일보에 용역을 동원한 편집국 봉쇄와 기사 집배신시스템 폐쇄라는 한국 언론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17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2가 본사 편집국이 연결된 비상계단 철문이 개방되며 편집국으로 들어가려던 기자들이 용역들에게 막혀 복도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다. 2013.6.1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한국일보 기자들이 16일에 이어 17일에도 편집국이 위치한 건물 15층 비상구 앞에서 사측이 동원한 용역 직원들과 늦은 밤까지 대치하고 있다.

한국일보는 현재 사측이 용역을 동원해 편집국을 봉쇄하고 기사집배신 시스템을 폐쇄하는 조치를 단행하는 등 한국 언론사상 초유의 사태 발생으로 인해 신문 발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일보 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8시40분께 서울 중구 남대문로 2가 한국일보 본사 15층의 잠겨있던 비상계단 앞 철문이 열린 것을 확인하고 들어가려다 용역들이 쳐 놓은 바리케이트에 막혀 대치를 벌였다.

비대위는 혹시 벌어질 지 모를 물리적 충돌을 우려해 편집국에 진입하려는 행동은 자제하고 대치를 밤새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비대위는 10명씩 조를 짜 30분마다 돌아가며 문이 열린 비상구 앞에서 교대로 자리를 지킬 예정이다.

이날 사측은 노조원에게 맞아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고 신고했다가 소방관과 경찰이 출동하자 이를 번복하는 등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한국일보 본사 건물을 관할하는 남대문경찰서 관계자는 "묵과할 수 없는 폭력이 있다면 개입하겠다. 용역 역시 폭력을 휘두르면 처벌하겠다"며 "상호간에 폭력이 없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비대위는 15층 편집국에 15~20명 가량의 용역 직원이 배치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국일보에 용역을 동원한 편집국 봉쇄와 기사 집배신시스템 폐쇄라는 한국 언론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17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2가 본사 편집국이 연결된 비상계단 철문이 열리자 기자들이 편집국으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2013.6.1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비대위는 앞서 이날 오전 10시께 한국일보 본사 1층에서 회사의 조치에 항의하는 총회를 열고 남대문경찰서에 편집국 내에 있는 개인 물품을 가져오겠다며 신고했으나 경찰은 "노사문제에 개입할 수 없다"며 요구를 거부했다.

비대위는 이날 15층 외에도 회장실, 재무팀 등 경영진이 모인 6층에도 진입을 시도했으나 출입문이 잠겨있어 이 또한 무산됐다.

사측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은 이영성 편집국장은 이날 오전 11시 본사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시민단체 등과 함께 집회를 열고 사측의 편집국 폐쇄 등을 규탄했다.

앞서 장재구 회장 등 경영진과 간부들은 15일 오후부터 용역 직원 40여명을 동원해 15층 편집국 등을 봉쇄하고 집배신시스템을 폐쇄했다.

이에 따라 17일자 신문지면은 평소보다 30% 줄어든 24면으로 발행됐고 기사의 절반 가량은 통신사 뉴스를 그대로 인용해 실었다.

hm334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