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前안보1차장, 해병특검 소환…'이종섭 도피 의혹' 피의자

김태효, 윤석열 정부 출범부터 탄핵까지 국가안보실 1차장 역임
특검, 대사 내정 과정·방산 공관장 회의 개최 배경 등 집중 조사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14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10.1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해외도피 의혹(일명 '런종섭 의혹')을 수사하는 순직해병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14일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소환했다.

김 전 차장은 이날 오후 2시 50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그는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 사실을 대통령실에서 알고 있었나', '이 전 장관의 대사 임명은 대통령 지시였느냐', '피의자를 대사에 임명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내부의견은 없었나' 등 취재진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하며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팀은 김 전 차장에게 △이 전 장관에 대한 주호주대사 내정 배경 △내정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대통령실 인사들의 논의 내용 △국가안보실의 '방산 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 기획 배경 등을 집중적으로 물어볼 계획이다.

앞서 김 전 차장은 지난 7월 순직해병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특검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런종섭 의혹은 윤 전 대통령과 대통령실·법무부·외교부·국가안보실 인사들과 공모해 순직해병 수사외압 의혹 피의자인 이 전 장관을 도피시키기 위해 주호주대사에 임명했다는 내용이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범인도피 혐의를 받는 김 전 차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부터 윤 전 대통령 탄핵 때까지 국가안보실 1차장을 맡았다.

이원모 전 대통령비서실 인사비서관은 2023년 12월 외교부에 이 전 장관 대사 임명 절차를 준비하라고 알렸다.

외교부는 이듬해 1월 16일 공관장 자격 심사에서 이 전 장관에 대해 '적격' 판정을 기재한 심사용지에 심사위원들의 서명만 받는 등 졸속으로 심사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법무부는 피의자 신분인 이 전 장관의 인사 검증을 부실하게 진행하고, 그의 출국금지 조치를 부당하게 해제한 의혹을 받는다.

국가안보실은 22대 총선을 앞두고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으로 나빠진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지난해 3월 25일 열린 '방산 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를 급조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8월 대통령기록관, 법무부와 외교부 청사 등을 압수수색 했다. 뒤이어 이재유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박진·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이노공·심우정 전 법무부 차관, 이종섭 전 장관 등 의혹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조태열 전 장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방산 협력 공관장 회의 개최를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박진 전 장관은 이 전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 과정이 정상적이지 않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뜻이라 거부하지 못했다고 특검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 해제를 결정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방산 공관장 회의 기획을 맡았던 국가안보실의 장호진 전 실장을 각각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수사외압 의혹에서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이시원 전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의 피의자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전 비서관은 수사외압 의혹으로 총 이날까지 총 4회 피의자 조사를, 런종섭 의혹으로 2회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goldenseagul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