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고분 짓밟고 애 아빠는 인증샷…경주 APEC 앞두고 왜 이러나

(보배드림 갈무리)
(보배드림 갈무리)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경주의 한 신라 고분에서 한 아이가 능 위로 올라가는 모습을 아빠가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장면이 포착돼 온라인에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사건은 한국을 비롯한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경주 '2025 (APEC)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발생했다.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따르면, 경주에 살고 있다는 시민 A 씨는 제보를 통해 "애는 능 꼭대기까지 올라가는데, 애 아빠는 좋다고 동영상 찍고 있더라"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고분 정상에 올라간 아이와 이를 촬영하는 남성의 모습이 담겨 있다. A 씨는 "옆에 있는 다른 아이도 올라가려고 하더라. 한국 사람 맞는지, 대체 왜 저러나 싶었다"라고 혀를 찼다.

(보배드림 갈무리)

이런 행위는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지정문화재나 임시지정문화재의 관리행위를 방해하면 2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경주에서는 과거에도 문화재 훼손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2011년 폭설이 내린 경주 노동동 봉황대 고분에서 스노보드를 들고 올라간 남성의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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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2017년 국보 제31호 첨성대에 올라가 기념사진을 찍던 대학생 3명이 체포되기도 했으며, 2020년 황남동 쪽샘유적 79호 고분 정상에 SUV를 올려둔 20대 남성이 고발당하기도 했다. 또 지난 11일 에는 경주의 한 고분 앞 벤치에 앉아 흡연하는 남성 방문객들의 모습이 공개돼 공분을 사기도 했다.

계속되는 문화재보호법 위반 사례에 대해 누리꾼들은 "기초 지식은 좀 배워서 여행을 가라, "거기가 무슨 텔레토비 동산인 줄 아냐", "인증샷을 남겨주고 있는 생각 없는 부모가 더 잘못이다", "요즘 세상은 정말 상식이라는 게 통하지 않는다"라며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경주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문화재 보호 관리와 시민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며, 문화재 훼손 예방을 위한 지속적인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