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전임신 해 덜컥 결혼했는데 나 안 닮아…아내 '친자검사 왜 했냐' 버럭"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혼전임신으로 서둘러 결혼했으나,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혼인 무효 소송'을 제기하고 싶다고 한 남성이 토로했다.
1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소개팅으로 만난 아내와 연애한 지 1년쯤 됐을 때 임신 4개월에 접어든 사실을 알고 곧장 청혼한 남성 A 씨가 사연을 보냈다.
A 씨는 전세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 결혼식 전 혼인신고부터 마쳤다며 "아이가 태어났고 좋은 아빠가 되고 싶었다. 주변에서 '아이가 아빠를 안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아내를 닮은 거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아직 첫돌도 지나지 않았으니 얼굴이 변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의 사진을 정리하던 그는 아내의 옛날 사진첩 속에서 낯선 남자의 사진을 발견했다고. 놀랍게도 그 남자의 얼굴은 A 씨의 아이와 너무나도 닮아 있었다.
A 씨는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제 아이의 아버지라고 믿을 정도였다. 전 아니길 바라는 마음으로 저와 아이의 친자 검사를 했고, 결과는 불일치였다"라며 "반년간 혼자 끙끙 앓다가 결국 아내에게 사진을 보여주면서 진실을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아내는 사과 한마디 없이 "왜 친자 검사를 했냐"며 불같이 화를 냈고, 이에 A 씨는 아내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전했다.
이혼을 결심한 그는 "제 아이인 줄 알고 결혼했고, 혼인신고까지 했다. 이런 경우 혼인 무효가 가능한지 궁금하다. 아내의 잘못으로 혼인이 파탄 났는데도 재산분할을 해야 하는지 알고 싶다"며 조언을 구했다.
우진서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만으로는 무효 소송은 힘들 것 같다. 아내가 친자 관계가 아니라는 사실을 명백하게 알고 숨겼다면 '혼인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다만 혼인 취소 소송의 경우, 취소 사유를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제기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유전자 검사일에 취소 사유를 알았다고 봐야 하는데,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나 취소 소송을 제기하긴 어려울 것 같다는 게 변호사의 이야기다.
우 변호사는 "정신적 충격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으나, 아이에게 들어간 출산 비용이나 양육비 등은 부부 공동 생활비로 간주해 돌려받기 어렵다"라며 "혼인 중 태어난 아이는 남편의 자녀로 보기 때문에 유전자 검사에서 '불일치한다'는 결과만으로 친자 관계가 사라지지 않는다.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해 가족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내의 잘못으로 이혼한다고 해도 재산분할 자체를 배제해 달라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단, 혼인 생활이 그리 길지 않았다면 각자 가지고 온 것을 다시 가져가는 형태로 재산분할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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