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명여권 사용', 국적 얻고도 추방당하는 조선족

서울조선족교회, 사면 촉구 집회 열며 호소
서경석 담임목사 8일째 사면 요구 단식농성

서경석 서울조선족교회 담임목사.© News1 김대웅 기자

#1 조선족 이모씨(여)는 위명 여권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올해 3월 강제출국 당했다. 출국으로 인해 이씨는 남편과 이혼했고 한국에 살고 있는 어머니, 두명의 아들과 생이별을 해야만 했다. 현재 이씨는 추방의 충격으로 뇌출혈을 일으켜 병원에 입원중이다.

#2 조선족인 70대 이모씨(여)는 지난 2010년 입국해 남편과 함게 한국 국적을 신청했다. 이후 남편은 국적을 취득했지만 이씨는 위명 여권을 사용한 전력이 드러나 강제추방돼 50년간 함께 살아온 남편과 떨어져 살고 있다.

위명여권은 다른 사람의 명의로 된 여권이다.

한국에 들어와 허용된 기간보다 많은 날들을 머물다 중국으로 돌아간 조선족들 중 여권을 재발급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주로 위명여권을 사용한다.

그러나 이후 본인 명의로 정식 여권을 다시 발급 받아 입국했다 하더라도 위명여권을 사용했던 전력이 드러난 조선족들은 국적이 취소될 뿐만 아니라 강제추방 조치를 당한다.

더구나 지난 2012년 법무부가 지문인식, 안면인식제도를 도입해 위명여권을 사용한 적이 있는 조선족들의 행적이 모두 드러나면서 정식으로 한국 국적을 얻고 거주하던 사람들의 국적이 취소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했다. 서울조선족교회와 귀한동포총연합회 등은 위명여권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강제추방을 당한 조선족들에 대한 사면을 촉구하는 집회를 지난 5일부터 매주 일요일마다 열고 있다.

비록 위명여권을 사용해 입국한 것은 분명히 잘못이지만 지난 2003년 고용허가제가 실시되기 전까지 조선족들이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었던 만큼 이들에 대한 선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교회 측의 설명이다.

서울조선족교회 측에 따르면 2006년 방문취업제 제도가 시행되기 전에 한국에 입국한 조선족들의 80% 이상이 위명여권 등을 사용해 입국했다.

방문취업제는 중국 및 구소련지역에 거주하는 만 25세 이상의 외국국적동포들에게 3년 동안 한국에서 체류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방문취업증을 발급해주는 제도이다.

서울조선족교회 측은 "한국 국적이나 영주권을 취득했지만 과거 위명여권을 사용했던 사실이 드러나 중국으로 쫓겨나는 동포들이 수천명에 달한다"며 이들을 구제해 줄 것을 호소했다.

아울러 서경석 서울조선족교회 담임목사는 위명여권을 사용한 조선족들의 사면을 요구하는 단식 투쟁을 지난 19일부터 시작했다.

단식 8일째를 맞은 서 목사는 26일 오후 3시께 서울 구로구의 구로구청 공원에서 열리는 집회에도 참석해 한국의 가족들과 함께 살기 위해서 또는 먹고 살기 위한 돈을 벌기 위해 위명여권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조선족들의 사정을 설명하며 인도적인 해결책을 찾아줄 것을 법무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서울조선족교회를 비롯해 한중사랑교회와 중국동포교회, 그리고 귀한동포총연합회의 회원들 등 총 500여명은 26일 집회에 앞서 서울 구로구 구로리공원에서 집회 장소인 구로구청까지 도보로 행진할 예정이다.

서 목사는 단식으로 인한 탈진으로 행진에는 합류하지 못하고 집회에만 참석한다.

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