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가 왕따라니?" 역사를 체험하는 학생들

"조금만 관심 갖길…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어"
한일고 HND, 3년째 '율리아 티모셴코 구명 캠페인'

19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한일고등학교 정치인권동아리 HND(Hope Never Dies) 학생들이 '율리아 티모셴코 구명 캠페인'을 열고 있다. © News1

"국민의 힘으로 민주화를 이룩한 나라, 대한민국의 외교부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비민주적인 행동에 시정을 요구하라"

최근 민주화에 대한 청소년들의 몰이해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충남 공주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우크라이나 전 총리인 율리아 티모셴코 구명 활동에 나서 눈길을 끈다.

19일 낮 12시께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한일고등학교 정치인권동아리 HND(Hope Never Dies) 학생 21명이 '율리아 티모셴코 구명 캠페인'을 열었다.

이날 참가자들은 5·18 민주화 운동을 '5·18 폭동', 3·1절을 '3점 1' 등으로 잘못 알고 있는 요즘 청소년들의 잘못된 역사인식 사례를 알게 되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며 "역사를 알면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탁군(18·한일고 2학년)은 "국민으로서의 권리는 모두 누리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우리나라에서 과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도는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HND 회장인 이관무군(18·한일고 2학년)은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에 대해 "역사는 현 시대에도 영향을 준다"며 "특히 근현대사 부분은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역사 수업시간에서도 할애하는 부분이 크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역사를 암기의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직접 경험해 볼 것을 추천했다.

이군은 "직접 몸으로 느끼는 게 가장 좋은 역사 공부방법인 것 같다"며 "학교에서 이뤄진 토론식 수업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귀띔했다.

한일고에서는 역사 교과목 시간에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발제자가 찬반 의견을 제시하면 다른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토론식 수업이 진행된다.

최근 한 아이돌 가수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틀린 의미로 '민주화'라는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일침을 가했다.

이군은 "암기식·주입식 교육 때문에 빚어진 일이 아닌가 싶다"며 "민주화는 삼권분립이 돼 있는 국가시스템에서 깨끗한 민주정치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율리아 티모셴코 구명 캠페인'은 학생들이 손수 기획한 것으로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2004년 '오렌지 혁명'으로 알려진 우크라이나의 민주화 혁명을 이끈 티모셴코는 '우크라이나 잔다크르', '오렌지 공주' 등으로 불린다.

그는 총리 재직 시절인 지난 2009년 러시아와 가스 수입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에 15억흐리브냐(약 2030억원)의 손실을 입힌 혐의로 기소돼 징역 7년을 선고 받았고 항소심에서도 원심이 확정돼 현재 복역 중이다.

그러나 티모센코는 여전히 이같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면서 자신의 정적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자신에게 정치보복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누코비치는 2004년 대선에서 부정선거 시비 끝에 티모셴코가 주도한 오렌지 혁명으로 쫓겨났다가 복귀한 인물이다.

이날 참가자들은 무고하게 감옥에 갇힌 티모셴코가 석방돼야 한다며 오렌지 혁명 당시 경찰의 진압방패 위에 장미를 꽂았던 티모셴코를 떠올리며 화분에서 화분으로 꽃을 옮겨 심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지난 2월 겨울방학 중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 참가했던 HND 학생들은 앞으로 다시 한 번 수요집회를 찾아 일본 정부에 할머니들의 피해보상 요구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