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의 대모 박영숙 이사장 별세

박영숙 전 안철수재단 이사장이 17일 새벽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1세.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20일이다. (뉴스1 DB)2013.5.17/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17일 새벽 향년 81세로 별세한 박영숙 전 한국여성재단 이사장은 한국 여성운동의 대모로 평가받는다.

1932년 평양 출생인 고인은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기독교여자청년회(YWCA)에서 여성운동과 시민운동에 투신했다.

YWCA연합회 총무,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사무처장을 지냈으며 1986년 부천경찰서 성고문사건대책여성단체연합회장을 맡아 여성 인권 세우기에 앞장섰다.

1999년에는 우리나라 시민사회 최초의 공익재단인 한국여성재단을 만들었다.

당시에는 공익재단이라는 명칭조차 생소한 때로 고인의 한국여성재단 설립 이후 아름다운재단, 환경재단 등이 생겼다. 공익재단 설립의 물꼬를 튼 것이다.

2009년에는 여성·환경·시민운동을 지원하는 재단법인 살림이를 설립했으며 아시아 빈곤 여성들의 자활을 돕는 '두런두런'을 만드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고인은 1987년 평민당에 입당, 정계에 입문해 정치인의 길도 걸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13대 국회의원과 평민당 부총재, 총재권한대행 등을 지냈으며 2002년 국민의 정부에서는 대통령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특히 고인은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비례대표 1번을 평민당에서 배정받았고 김 전 대통령이 평민당 총재로서 1989년 호주제를 완화하는 가족법 개정을 추진할 때 앞장서기도 했다.

또 남녀고용평등법 개정, 탁아법 제정, 환경부의 위상을 높이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에 큰 구실을 했다.

2009년 김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낭독하기도 했다.

고인은 말년에 미래포럼, 여성평화외교포럼 이사장으로 활동했으며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설립한 '안철수재단(현 동그라미 재단)'의 이사장직을 맡기도 했다.

마지막까지 더 나은 사회를 향한 꿈을 멈추지 않았던 고인은 지난해 건강이 악화되면서 9개월 전부터 병원에 입원해 투병생활을 이어왔다.

고인의 안타까운 소식에 정치인들의 추모도 이어졌다.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는 17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박영숙선생님께서 오늘 새벽 운명하셨습니다"며 "여성과 인권을 위해 바친 한평생은 오래 기억될 것입니다. 삼가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한명숙 민주당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여성운동의 대선배인 박영숙 선생께서 오늘 아침 운명하셨습니다, 편안한 모습으로 영면에 들어가신 선생님은 언제나 당당하고 소박하셨습니다"라며 "후배들에게 맛있는 밥을 손수 만들어주시던 그 마음은 따듯한 어머니의 마음이었습니다, 닮고 싶습니다, 편히 잠드소서"라고 추모 글을 남겼다.

이정미 진보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 평생 우리 여성들의 권리를 대변하고 이 땅의 민주주의와 인권,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해오신 그분을 뜻을 기억하며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날 부산과 김해 봉하마을 등 지역 민심 행보에 나선 안 의원도 18일 광주에서 5·18 민주화운동 33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뒤 고인의 빈소에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빈소는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0일 오전 7시30분, 장지는 마석 모란공원이다.

sanghw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