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비리 4대강 사업, 국정조사 실시하라"

민주당, 20일 '4대강 불법비리 진상조사위' 출범
환경운동연합 공동으로 4대강 피해자 증언대회 열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민주당 4대강 불법비리 진상조사위원회 출범식 및 4대강 사업 피해 증언대회에서 이미경 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News1 오대일 기자

"강은 그대로 흘러야 한다. 불법비리 4대강 사업, 국정조사 실시하라."

민주당은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4대강 불법비리 진상조사위원회 출범식'을 갖고 4대강 피해자들의 증언을 듣는 '4대강 피해 증언대회'를 열었다.

이날 4대강 피해자로 증언에 나선 유영훈 경기도 팔당유기농지 회장은 "강변의 농지는 강변이 퇴적시켜 놓은 유기물이 축적된 땅으로 그야말로 '옥토'"라며 "그런데 정부는 그 옥토를 갈아엎고 그 위에 자전거도로 등을 만들어 놓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동안 옥토 위에 시설하우스를 지어 도시에 채소 등을 공급했는데 이제 그 생산기관마저 파괴돼 농업 자족률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올 여름 채소값도 역시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유 회장은 "4대강 사업은 다른 누구의 사업도 아닌 이명박 전 대통령의 개인사업이었다"며 "이 전 대통령과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 심영필 4대강 추진본부장 등을 샅샅히 조사해야만 앞으로 국가권력의 폭력성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민주당 4대강 불법비리 진상조사위원회 출범식 및 4대강 사업 피해 증언대회에서 유영훈 팔당유기농지 회장이 피해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 News1 오대일 기자

경상북도 칠곡보 인근에서 30년 동안 농사를 지어왔다는 전숙오씨는 "칠곡보 건설로 인해 농민들이 살고 있는 땅이 칠곡보 수위보다 낮아 땅이 물에 젖어 지난해부터 농사가 되지 않는다"며 "지난해 토지에 씨앗을 뿌렸으나 모두 다 썩어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낙동강은 지금까지 한 번도 녹조현상을 겪거나 물고기가 떼로 죽어나간 일을 겪지 않았는데 지난해 이런 일이 모두 일어났다"며 "농민의 눈에서 왜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가"라고 토로했다.

영산강 일대의 4대강 피해를 증언한 채지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4대강 사업으로 영산강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며 "보를 만들고, 강을 틀어막고, 강변을 파해친 탓에 배수가 안되고 강의 수질이 급격히 나빠졌다"고 증언했다.

경상북도 고령의 합천보로 인한 피해를 겪은 박상수씨도 "4대강으로 인해 피해를 본 농지가 20만평이 넘는다"며 "합천보로 2년 전부터 농지침수 피해를 겪었고 현재 수박 재배농지 면적의 40% 가량이 줄어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부분 수박 잎이 마르는 병에 걸리는 등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도 정부는 '조사를 하고 있다, 조사 결과를 보고 이야기하자'라는 이야기만 반복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민주당 4대강 불법비리 진상조사위원회 출범식 및 4대강 사업 피해 증언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피해사례를 경청하고 있다. © News1 오대일 기자

경상남도 의령군에서 수박농사를 짓는 배종혁씨는 "4대강 공사로 강의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수박밭이 완전히 습지화됐다"며 "강이라는 것은 흐리면서 여울도 치고 하는 것인데 지금의 강은 전혀 물이 흐르지 않는 강이다. 이는 강이라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경호 대전환경연합 국장은 "4대강 사업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본 것은 4대강에 살고 있던 생물"이라며 "지난해 낙동강에서 30만마리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겪는 것을 보고 현장에 있던 기자 한 명은 사건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았을 정도였다"고 증언했다.

이어 "아름답던 금강이 3년만에 정말 아무것도 없는 강이 돼버렸다"며 "조류의 개체수와 종수는 3분의 1과 절반으로 각각 줄었고 멸종위기종은 4대강 사업을 진행하는 사이 19종이나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중요한 것은 아직도 4대강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진행 중이라는 것"이라며 "하루 빨리 강을 흐르는 강으로 복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문화재 손실을 이야기하고 "여주보와 이포보를 만들며 정부는 고고학 수중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강은 선사시대부터 우리 민족의 문화와 역사를 담고 있는 공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까지 모든 한반도 고고학 자료는 강에서 나왔다"며 "전세계 고고학사를 통틀어 이렇게 비참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날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4대강 사업에 대해 민주당은 끝까지 반대의사를 펼쳤으나 결국 힘이 부족해 막아내지 못했다"며 "'강은 그대로 흘러야 한다'는 주장이 옳다는 것이 이제야 증명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4대강 사업의 잘못된 점을 규명해 앞으로 잘못된 정책이 정권에 의해 일방적으로 추진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서민에게 주어져야 할 예산이 자기 주머니 채우기에 급급한 사람들에게 돌아갔다"며 "이는 명백한 범죄행위이기에 이를 밝혀 어디서부터 부정비리가 시작된 것인지를 조사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미경 진상조사위원장은 "22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은 4대강 사업의 핵심은 불법담합, 비자금 등이라는 것이 사업착수 전부터 예측됐었다"며 "이 예측은 현재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진상조사위는 꼬리 짜르기식의 조사가 아니라 4대강 사업의 불법을 철저하게 파해치는 조사를 하겠다"며 "4대강 사업에서 단순한 안전성 문제만을 검증할 것이 아니라 당초 대운하 사업이 왜 4대강 사업으로 바뀌었는지, 보 숫자가 4대에서 16개로 어떻게 늘어났는지 등을 모두 파헤쳐야만 제대로된 조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토대로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민주당 4대강 진상조사위는 향후 4대강 사업과 관련한 국정조사를 준비하고 건설업체 담합비리 의혹과 관련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할 계획이다.

jung9079@news1.kr